‘할랄 시장‘ 둔 물밑 경쟁 심화…중동에 발 들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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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시장‘ 둔 물밑 경쟁 심화…중동에 발 들이는 이유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3.10.31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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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억 무슬림, 잠재 구매력 높아…비건 및 무알콜 트렌드와 부합
선제적 할랄 인증 사례 늘어…절차 까다로워 안전성 입증 용이
사진=SPC 제공
최근 국내 식품 기업들은 할랄 신사업을 정체된 내수 시장에서의 수익성을 뚫어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파리바게뜨 중동 진출을 위한 조인트 벤처 파트너십 업무 협약’ 행사에서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 모하메드 갈라다리 회장(사진 왼쪽)과 SPC그룹 허진수 사장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SPC 제공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품업계가 할랄 인증에 인적‧자본적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중동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할랄은 이슬란 율법에 따라 만들어진 식품을 인증하는 제도로,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한다. 전 세계 인구의 24%를 차지하는 19억 무슬림 시장은 최근 수년간 가파른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잠재 구매력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다이나 스탠다드 리서치는 세계 할랄 푸드 시장 규모가 2024년 164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식품시장의 1.6배, 미국의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유럽 등 글로벌 각지에선 건강식품분야로 인식되며 글로벌 식품시장의 주요 카테고리로 떠올랐다.

31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계는 할랄 신사업을 정체된 내수 시장에서의 수익성을 뚫어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하고 있다. 할랄 관련 전문팀 신설, 현지 제조 공장 건립, 주변 무슬림 국가로의 공급 확대 등 할랄 사업 진출 및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요 할랄 국가는 유럽 및 아시아태평양 권역 생산 거점인데다, 한류 열풍 확산의 중심 지역으로 잠재 수익성이 매우 높단 계산에서다.

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말레이시아 진출을 기점으로, 할랄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말레이시아를 전초기지 삼아, 2030년까지 동남아 지역에만 매장 600개 이상을 오픈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할랄 인증 공장 착공에 이어, 최근엔 중동 현지 유력기업인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과 파리바게뜨 중동 진출을 위한 조인트 벤처 파트너십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2024년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과 함께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고, 2033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등 중동과 아프리카 12개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내년 준공 예정인 할랄 인증 생산기지인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공장’에서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CJ푸드빌 뚜레쥬르는 국내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획득, 전 매장에서 무슬림 눈높이에 맞는 할랄 인증 완료 제품만을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에서 현지 생산 역량을 확보해 동남아뿐 아니라 중동 등 글로벌 할랄 시장 전체를 포괄하는 ‘K-할랄 전진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절차가 까다로운 할랄 인증을 통해 고도의 안정성을 입증하는 전략도 눈에 띈다. 할랄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선 할랄 인증 정책과 더불어 생산과정, 제품 출하까지 모든 과정에서 할랄 보증시스템을 준수해야만 한다.

제주삼다수는 인도네시아 정부 기관 ‘할랄청’이 발행하는 할랄 인증 갱신에 성공했다. 국내 생수 업계 최초로 ‘HAS(Halal Assurance System)’ 인증도 획득했다. HAS 인증은 할랄 최고등급인 ‘A등급’을 3회 연속으로 받으면 주어진다. 오리온도 최근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닥터유 면역수’의 할랄 인증을 완료했다.

굽네치킨은 할랄 제품 생산 확대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인도네시아 공식 할랄 인증기관인 무이(MUI)에서 2021년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굽네 해외 사업부에서는 가장 큰 무슬림 시장인 인도네시아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인도네시아에 할랄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추후 주변 무슬림 국가로의 공급 확대를 통해 글로벌 할랄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할랄은 최근 젊은 소비층을 필두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대체육‧논알코올 트렌드와 상당부분 맥락을 같이해 식품업계 입장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당장 관련 제품을 생산하거나 거래선을 확보하지 않았더라도 할랄 인증을 선취득하는 경우도 많은데, 기준이 까다로운 할랄 인증을 통해 품질혁신과 선진 기술력을 가시적으로 입증하는 효과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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