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재에도 송출수수료 분쟁 지속…현대홈쇼핑-KT스카이라이프 협상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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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재에도 송출수수료 분쟁 지속…현대홈쇼핑-KT스카이라이프 협상 결렬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3.09.18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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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 전 플랫폼에 공지…"다음달 20일부터 송출 중단"
과기정통부 MLB 방식 제안에도 속수무책…'블랙아웃' 우려 재점화
유료방송업계 "근본 해법 마련 안되면 내년에도 악순환 반복될 것"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유료방송과 홈쇼핑업계의 송출수수료 분쟁이 케이블TV를 넘어 위성방송으로도 확전되고 있다. 정부도 다수결 조정 방식인 '메이저리그 방식' 카드를 꺼내는 등 중재에 나섰지만 극단에 치달은 양측 간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서 '블랙 아웃(송출 중단)'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다음달 20일부터 KT스카이라이프에 송출 중단을 통보한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KT스카이라이프로 유료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다음달 20일부터 현대홈쇼핑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현대홈쇼핑이 채널 '뒷번호'로 이동하기를 요청했지만 이를 KT스카이라이프 측이 거절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현대홈쇼핑이 LG헬로비전과 KT스카이라이프에 송출수수료 협상 종료에 따른 '블랙 아웃'을 통보하며 양측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같은 시점에 롯데홈쇼핑도 딜라이브 강남케이블티비에 송출 중단을 통보하면서 절정에 치달았다.

홈쇼핑업계에서는 업황 부진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되면서 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유료방송업계에서는 모바일·인터넷 등 기타 매출 관련 데이터 공개와 홈쇼핑사의 가이드라인 위반 행위에 대한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블랙 아웃' 및 유료방송 생태계 파괴 우려가 커지자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중재에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5일 한국TV홈쇼핑협회와 한국T커머스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IPTV방송협회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송출수수료 분쟁 조정 방식에 대해 ‘메이저리그(미국 프로야구) 방식’을 제안했다. 메이저리그 방식은 양측이 제시한 최종 요구안을 분쟁조정위원회 위원들이 다수결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에 지난 15일 현대홈쇼핑과 LG헬로비전이 큰 틀에서 수수료 합의를 이루면서 홈쇼핑과 유료방송업계 간 갈등이 종결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현대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다시 찬물이 끼얹어진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며칠 전까지 추가 협상 기간이 남아있어 '블랙 아웃' 현실화 가능성은 적다는 낙관론도 나왔지만, 상황은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양사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협상을 진행 중이었으나, 현대홈쇼핑이 지난 15일 과기정통부와 KT스카이라이프에 협상 중단을 통보한 후 18일 송출 중단 공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사익을 위해 타 플랫폼 시청자의 현대홈쇼핑 시청을 방해함으로써 시청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합리적 대가 산정에 따른 협상을 외면하고 정부 통제를 벗어나 플랫폼을 굴복시키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유료방송업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함께 재발 방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근본 해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내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기정통부는 분쟁조정위원회와 대가검증협의체를 병행하며 중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근본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법적 구속력 및 강제성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양사 간 원활한 협상이 이뤄지기 어렵다"며 "과기정통부의 중재안은 협상을 통해 위반 사항을 점검하는 과정이지, 근본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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