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中 공산당이 빠진 ‘통제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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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中 공산당이 빠진 ‘통제의 환상’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3.09.0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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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상래 기자.
산업부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그런 시절도 있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이 떠오르기 시작할 때다. 중국식 국가 권위주의 체제가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보다 빅데이터, AI 발전 면에서 우월할 수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곤 했다.

이유는 그랬다. 빅데이터는 많은 데이터 활용이 중요한 데 인권, 개인 사생활에 엄격한 민주주의 시스템보다 마구잡이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하기 좋은 중국의 국가 권위주의 시스템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가 필요한 AI도 마찬가지 이유로 중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는 이 레이스의 결과를 알고 있다. 챗GPT 등 생성형 AI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도 생성형 AI에 뛰어들고 있지만 미국에는 역부족이다. 공산당 일당 독재로 이뤄진 통제 시스템은 자유와 창의를 중시하는 미국의 자유 시스템을 넘지 못했다.

중국에도 창의와 혁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국의 혁신 기업을 서방에서 배우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대표적인 기업이 알리바바다. 이커머스 사업으로 시작한 알리바바는 금융으로 뻗어가 새로운 비즈니스 혁신을 보여줬다. 현재 아이폰, 애플패드 등 IT기기를 파는 애플이 금융업을 확장해 가는 비즈니스 모델 이전 알리바바가 있던 것이다.

지금 알리바바는 사라졌다. 중국의 중앙집권적 강력한 금융 통제에 반기를 들면서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그 뒤 공식적인 무대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알리바바에 이어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IT 기업은 점차 글로벌 테크 무대에서 존재감을 잃어갔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테크 공룡은 AI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공산당의 통제 시스템은 ‘오만함’이 깃들어있다. 공산당이 아니면 중국이 분열되고 무너진다는 게 그들 논리다. 스스로 우월함을 넘어선 본인들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착각이다.

공산당이 중국 최고의 엘리트들로 구성된 것은 맞다. 그 안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추리고 또 추린다. 하지만 독선과 아집으로 뭉친 통제 시스템은 결국 경쟁력을 잃고 만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이노코믹스는 중국의 성장률이 2030년대에는 3.5%까지, 2050년대에는 1%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수선한 것 같으면서도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미국은 강력하게 뭉친 중국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미국은 노동시장이 과열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반면 중국은 역대급 청년실업률 문제로 속수무책이다.

질서정연한 안정감에 스스로 취한 중국은 통제의 환상에 빠져 있다. 창의성이 사라진 자리에는 공허한 공산당의 당규 해설서만 펼쳐져 있을 뿐이다. 미국의 견제 때문이 아닌 중국은 스스로 주저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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