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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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다』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3.09.05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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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살인 예고 글 "바람직한 현상이다"… 김정일 의학박사 메디컬 에세이서 밝혀
- 최근 ‘묻지 마 범죄’ 관련 시사점 … 정신병과 치료에 대해 새롭게 인식해야
-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보다 더 아프다 … 강남의 ‘이상한 삶’에 대한 진단과 처방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김정일 의학박사는 최근 ‘묻지 마 범죄’ 이후 인터넷에 살인 예고 글이 폭증하고 있는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가 막힌 현실이지만 냉정하게 보면 바람직한 현상이다."

무슨 위험천만한 발언인가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방구석에 숨어 있지만 말고 이렇게라도 튀어나와야 경찰에도 붙잡혀 가고 구속 생활도 하면서 부족했던 사회 경험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은둔형 외톨이로 위험을 숨기고 있는 것보다 위험을 드러내는 것이 그나마 치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9월 7일 발간되는 김정일 박사의 메디컬 에세이 《강남은 거대한 정신 병동이다》는 ‘분당 칼부림 사건’(프롤로그)으로 시작해 ‘피프티피프티 메시지’(에필로그)로 끝난다. 강남의 위험하고 이상한 삶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주로 다루었지만 근래 일어난 사건사고까지 정신의학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해법을 제시한다.

​호신 도구를 고르기 전에 생각해 둘 것

분당 서현역 칼부림 사건, 신림동 칼부림 사건, 날로 심각해지는 데이트 폭력, 어디 그뿐인가? 학교에서는 어린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다.

상상도 못했던 사건에 놀란 사람들로 뒤숭숭하다. 백주대낮에 벌어진 참상에 사람들은 저마다 호신용 도구를 구입하고 지인들에게도 구입하라고 재촉한다. 그러나 호신 도구를 고르기 전에 한 가지 생각해 둘 것이 있다.

이 참혹한 사건의 당사자가 내가 될 수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나와 내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지만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소한 불면증이나 우울증이 심각한 정신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은둔형 외톨이로 방 안에 틀어박혀 있던 자녀가 언제 뛰쳐나가 무슨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다. 최근 묻지 마 범죄의 범인들은 조현성 인격 장애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다.

조현병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발생하는 흔한 병이다. 이 병이 자기를 향하면 자살이나 자해가 되고, 밖을 향하면 살인이나 폭행, 강도가 된다. 환각, 경계선 인격 장애, 마약 중독 같은 정신 질환도 크게 늘고 있다.

  • ​정신 건강과 돈은 비례하지 않는다
  • 그런데 지금 이런 정신 질환이 대한민국 경제 1번지 서울 강남에서 확산되고 있다.

 정신 건강과 돈은 비례하는 게 아니다. 부자 아빠가 자기 아이를 ‘더 잘하라’고 두들겨 패고, 의사 아들을 결혼시킨 엄마는 우울증으로 자살을 하겠다고 난리다.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돈만 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혈연관계까지 팔아먹고 거짓말, 사기, 배신, 복수가 난무한다.

돈과 거짓말을 둘러싼 가족 간의 전장은 상상을 초월한다. 선배와 후배, 친구와 지인 사이에서도 돈을 둘러싼 정신병적 현상이 심심찮게 목격된다. 유명 연예인뿐만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들까지 프로포폴 주사에 피부과, 성형외과, 정신과를 다니며 힘들게 번 돈을 몽땅 털어 넣는다.

​서울 강남에서 정신과 의원과 정신건강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정일 의학박사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상담했던 강남의 ‘이상한 삶’을 정신의학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진단과 처방전을 내놓는다.

그는 "위가 비어 있으면 채워야 하고, 방광이 차 있으면 비워야 한다. 차고 비우는 데 이상이 생기면 몸의 질병이 생긴다. 정신 질환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차 있으면 평온하고 마음이 비어 있으면 고통을 받는다. 마음을 채우고 비우는 데 이상이 생기면 마음의 질병이 생긴다"고 말한다.

​'묻지 마 범죄', 사후 약방문식 경찰 투입으로 해결 안 돼

최근에 더욱 기승을 부리는 ‘묻지 마 범죄’는 대부분 정신병이 원인이다. 사건 장소에 경찰 병력을 배치하는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신과 치료 대상자들을 잘 선별하고 관리해서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마리화나가 없었다면 스티브 잡스도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 정신과 약을 잘 쓰면 재벌도 될 수 있다. 고통스런 삶을 살다가 한순간 범죄자로 돌변할 것인가, 약물 치료로 기운을 얻어 성공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답은 명확하다.

김정일 박사는 “정신병은 가족이 고치는 거다. 가족이 사랑으로 집중하면 반드시 기적 같은 굉장한 일이 일어난다”며 “강남 사람들의 위험하고 이상한 삶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자신의 삶에 유익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일 저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김정일 정신과 의원과 김정일 정신건강센터를 운영한다. 우울증, 불안, 자살, 공황 발작, ADHD, 자폐, 약물 중독, 성 문제, 결혼 문제 등을 전문 상담 치료 중이다. 국내 최초로 우울증 의료기기인 ‘뉴로 스타(NEUROSTAR TMS)’를 도입해 ‘NEUROSTAR TMS 우울증 센터’, 히키코모리 전문 클리닉을 오픈했다.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용산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신경정신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종대학교 사회교육원 연극치료학과 전임교수, 원광대학교 예술치료대학원 연극치료학과 우대교수,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음악치료학과 외래교수로 활동했다. 국제보완대체의학협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외래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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