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영섭號 닻 올렸다...경영정상화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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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영섭號 닻 올렸다...경영정상화 박차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3.08.30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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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주총서 최종 선출…의결 주식 60% 이상 찬성표 얻어
‘변화·혁신’ 강조…경영 비전·운영 전략 등 향방 주목
대규모 인사·조직 손질 예고…체질·수익성 개선 기대
임원 물갈이 관측도…외부 인재 수혈 등 ‘새판짜기’ 촉각
김영섭 신임 KT 대표가 30일 KT 분당사옥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앞으로 KT그룹이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역량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

30일 KT의 새 수장으로 임명된 김영섭(64) 신임 대표가 밝힌 포부다. KT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2차 임시 주주총회에서 김영섭 대표이사 선임안이 전체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아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KT는 5개월 만에 경영 공백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김 신임 대표는 고강도 인적 조직 쇄신과 새 성장 전략 제시 등을 통해 경영 안정화에 강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신사업 진출과 외부 투자 등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임시 주총 이후 KT 분당사옥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경영 방향과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또 차별화된 고객가치와 역량, 실질적인 성과, 화합 등 4가지 키워드를 내세우며 "최고의 ICT 역량을 갖춘 전문가 집단으로 도약하고, 지속성장 에너지를 쌓아가자"고 주문했다.

이어 KT가 개선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에 대해선 "평생 머릿속에 두고 있는 게 고객이다. 고객에 대한 생각을 기반에 단단히 두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취임사에서도 "모든 업무에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두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빠르게 제공해야 한다”며 “고객의 니즈와 페인 포인트(불편사항)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KT의 제2차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한 주주가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이태민 기자

내부 개혁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초부터 이어진 '대표 선임 논란'으로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안정시키고 구성원들의 신임을 얻는 게 급선무로 꼽힌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경영 위기로 정기 임원인사를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 다만 KT의 정기 인사가 11~12월 사이이고,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평소보다 1~2개월 정도 앞당긴 10월쯤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신임 대표는 "인사와 조직 개편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진행돼야 하지만, 임직원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 갖고 일하는 분들이기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순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처우와 대가로 인정받는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 사업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현모 전 대표의 핵심 키워드였던 ‘디지코(DIGICO)’는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하반기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초거대 AI ‘믿음’이 남아있는 만큼 상용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신임 대표는 통신 네트워크 안정 운용과 디지코 전략을 언급하며 나이와 직급에 관계없이 뛰어난 역량이 있으면 핵심 인재로 우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역량과 실력이 중요하다.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돼야 한다. 고수가 되면 어디를 가도 인정받을 것"이라며 "저도 여러분도 고수가 되여야 하고 고수답게 화합하고 고수다운 방식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의 관계 정상화도 시급하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통신업계의 ‘이권 카르텔’을 지적하며 요금제 인하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신임 대표 선임 절차 과정에서 ‘내부 카르텔’ 비판도 나온 만큼 지배구조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선 재무 등 주요 보직에 LG 출신 인사를 수혈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KT를 포함한 주요 그룹의 대표이사가 바뀔 때마다 과거 호흡을 맞춰 온 측근 인사를 영입해 '새판짜기'에 돌입한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이에 업계에서는 김 후보 역시 과거 LG CNS에서 손발을 맞춰온 재무통 인사를 영입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직과 인력 효율화 작업을 거쳐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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