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C‧B2B 경계 허문다…식품街, 사업 다각화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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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B2B 경계 허문다…식품街, 사업 다각화 ‘사활’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3.08.22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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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구분 사라지고 HMR 수요 증가…B2B 강자들, B2C 도전 확대
기존 주력 사업과 시너지 효과 톡톡…미래고부가가치 수익모델 재정립
사진은 아워홈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지난 10일까지 운영한 가정용간편식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아워홈 제공
인구감소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부자재값 인상 등 정체기‧과포화기에 직면한 식품업계가 미래성장성 및 잠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신시장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가정간편식이 대중화를 이루고, 업역을 넘나드는 협업 구축이 활발해지자 기업간, 소비자간 거래의 구분도 허물어지고 있다. 사진은 아워홈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지난 10일까지 운영한 가정용간편식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아워홈 제공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품업계 B2B(기업 대 기업), B2C(기업 대 고객) 사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식품업계 전반은 인구감소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부자재값 인상 등 정체기‧과포화기에 직면했다. 미래성장성 및 잠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신시장을 적극 발굴, 앞다퉈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기존엔 단체급식 및 외식사업에 수익구조가 집중돼 있었으나, 최근 들어선 ‘HMR’ 맛집으로 거듭났다.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사회적거리두기 여파로 직격타를 맞으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단행한 결과다. 지난 2년여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정간편식 사업에 힘을 실었으며, ‘고객 맞춤형 정기 배송 서비스’를 신규 론칭하는 등 자체 온라인 채널인 ‘아워홈몰’의 매출 확대에도 나섰다. 지난해 아워홈의 식음료 및 식품유통 부문 매출은 2020년도 대비 각각 24%, 2% 증가했다. 지난해 식음료 부문 매출은 전체 사업 매출 비중의 절반이 넘는 55%를 차지했다.

최근엔 HMR, RMR 라인업을 적극 확대하며 B2C시장 공략에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달 초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RMR제품 ‘온더고 사보텐 2종’ 및 ‘싱카이 중식 3종’을 선보였다. 지난 3월에는 프리미엄 김치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준비한 김치 물량을 완판하기도 했다. 앞으로 B2C시장 공략 강화를 통해 식품유통 부문 사업 매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을 B2B‧B2C 다각도로 강화하고 있다.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거 고령층 및 만성질환환자 식단에 국한되던 케어푸드가 대중에게 주목받고 있는데 착안, 의료기관 중심 B2B 중심의 영업을 B2C로 확대했다. 그리팅의 주력상품은 당뇨, 비만 등 대사질환에 특화된 식재료로 만든 ‘건강 도시락’과 노령 인구 및 유아동을 타깃으로 한 ‘연화식(저작 기능 저하 보완 식품)’ 등이다. 그리팅 정기 배달 사업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개인 건강관리 목적에 따라 식단 구성이 가능한 ‘챌린지 식단(뷰티핏·하이팻·프로틴업·이너밸런스)’을 운영 중이다.

‘야쿠르트 회사’로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hy는 정통 발효유 역량을 활용해 B2B 균주 판매에 나섰다. 평택 소재 프로바이오틱스 플랜트 공장 건립을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해 지면서, 2020년부터 균주 판매를 시작했다. B2B사업은 운영 1년 만에 순수 매출로만 100억원, 균주 분말 거래량 10t을 기록했다. 지난해 hy의 균주 B2B사업 판매량은 12t이다.

늘어날 수요에 맞춰 생산 인프라도 확충했다. 경기도 평택 소재 프로바이오틱스 플랜트 내 동결 건조기를 기존 4기에서 7기로 확장 설치했다. 2호 플랜트도 건립한다. 올 초부턴 균주 B2B사업을 위한 1단계 생산설비 증설을 완료하고 사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현 논산공장 부지에 연면적 3000평 규모로 연내 완공 예정이다. 설비가 완공되면 60%가량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신공장은 오는 10월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풀무원은 ‘대체육’을 필두로 미국 B2C와 B2B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 지난해 말부터 매사추세츠대, 캘리포니아대 등 미국 동서부 총 18개 대학 캠퍼스와 식물성 지향 식품 입점 계약을 체결하고 대체육 스테이크를 포함한 다양한 식물성 지향 식품을 공급하고 있다. 대형 대학급식 채널 확대를 통해 건강에 관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영 어덜트(Young Adult) 세대를 타깃으로 현지 B2B시장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겠단 전략이다. 미국 웰빙푸드 레스토랑 체인 와바그릴에도 식물성 대체육 스테이크를 입점시키고 최근에는 대형 타코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현지 패스트푸드 체인들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레스토랑 체인 공급망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B2C사업의 경우, 식물성 대체육을 비롯한 식물성 지향 식품을 알버슨스, 본스, 파빌리온 등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 입점하는 등 리테일 채널을 확대하고 미국 식물성 식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지주사를 둔 산하 식품 계열사들의 경우, 그간 사업 범위가 중첩되지 않기 위해 B2C와 B2B 사업 영역을 뚜렷히 나눠왔다”며 “최근 들어서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가정간편식이 대중화됐고, 업역을 넘나드는 협업 구축이 활발해지다보니 기업간, 소비자간 거래의 구분이 허물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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