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한미일 정상회의 '3국 협력 시대' 평가…北·中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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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한미일 정상회의 '3국 협력 시대' 평가…北·中은 반발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3.08.21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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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日 정상, 3국 협력 방향 명시한 문서 채택
기존 미일·한미 동맹에서 '3자 협력 체계' 구축
북핵 대응 넘어 인·태 지역 및 글로벌 현안 확대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의 공동 위협에 대한 공조 방안을 담은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을 채택한 것을 두고, 외신들은 중국과 북한 위협에 대한 한미일 3국의 협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미 언론들은 그간 역사 문제로 껄끄러웠던 한일 관계 개선과 관련해 '미국의 외교적 꿈이 실현됐다'는 반응이다. 반면 중국과 북한은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무력시위를 펼치며 반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18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미일 3국 협력이 강화됐다는데 주목했다. 특히 해외 언론들은 이번 회의가 미국의 동맹국이면서도 과거 역사 인식에 대한 문제로 껄끄러웠던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봤다. 

NYT는 홈페이지 머리기사로 한미일 정상회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매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맞이한 것은 미국의 외교적 꿈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꿈은 한국과 일본이 파트너십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라며 "양국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두 동맹국이었지만, 그동안 역사 인식의 차이로 관계가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번 정상회의 결과가 중국의 공격 행위에 맞서기 위해 역내 협력국 네트워크를 봉합하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에 이정표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도 "이 정상회의는 '수십 년간 냉랭한 관계를 이어온 한일의 화해를 돕기 위한 2년간 노력'이라고 백악관 보좌진이 설명해 온 것의 정점"이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특히 한국 내 일제 강점기 역사 등으로 인해 일본과 군사적 협력 관계에 대한 부정 여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결정이 이뤄진 것에 주목했다. NYT는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의견 합치는 (한일) 양국의 과거를 잊으려 노력한다는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인해 가능했다"며 "그(윤 대통령)의 일본과 화해는 20세기의 절반 동안 일본에 점령됐던 오랜 기억을 지닌 대중이 있는 본국에선 일반적으로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양측은 새로운 출발에 전념할 것을 명확히 했다" 전했다. 

비영리기구 아시아소사이어티의 오빌 쉘 미중관계센터 소장은 "이건 윤 대통령이 뛰어넘어야 할 길고 쓰라린 식민지 시절의 상처이고, 기시다 총리 역시 마찬가지"라며 "이건 중국의 호전적이고 징벌적인 행동이 동맹국과 협력국, 아시아 내 우방을 어느 수준으로 뭉치게 해줬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관련국인 중국과 북한은 무력시위를 강행하며 반발하고 있다.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밝힌 '3국 간 협력' 강화가 북핵 대응을 넘어서 인도-태평양 지역 등으로 확대되는 의미를 가진 만큼 이들 반발은 예상된 바 있다. 

중국은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다수의 군용기와 군함을 대만해협 인근으로 출동시키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중국은 또 한미일 정상회의를 겨냥해 “캠프 데이비드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전의 기운이 전 세계를 한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논평에서 미국이 한일과 안보 협력을 하는 것에 대해 “한일 양국에 안전감을 주기는커녕 안보 위험을 높이고 긴장을 조성해 궁극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한국과 일본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은 한미일 정상회의에 즉각적인 반응은 하지 않았지만, 21일 시작된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 맞대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해군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표한 내용은 과장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한미는 관련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실시간대로 감시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관련해 미소 냉전 시대가 재현될 것을 우려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20일(현지시간)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지난 30여년에 걸쳐 세계 경제 통합이 진전돼 왔으나, 이제는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글로벌 분열이 영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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