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공동 위협에 공동 대응"…'준동맹' 수준 안보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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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공동 위협에 공동 대응"…'준동맹' 수준 안보 협력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3.08.20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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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한미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 채택
"3국 안보 협력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지역적 도전·도발·위협에 대한 정보 공유, 메시지 동조화, 신속한 대응 조치 조율을 포함한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을 채택했다. 3국의 공동의 이익과 안보가 위협을 받을 경우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사실상 '한미일 군사 동맹'에 준하는 안보 협력틀의 토대가 마련된 셈이어서 북중러와의 신냉전 대립 구도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3국 정상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한미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을 발표했다. 또 3국 협력의 원칙을 담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 공동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성명'도 각각 도출했다.

'공약'에서 3국은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위협에 대해 정보 공유, 메시지 동조화, 대응조치 조율을 해나가기로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공동기자회견 전날(17일) 현지 브리핑을 통해 "한미일 협의 강화에 대한 '정치적 공약'을 담은 별도 문서"라며 "역내의 공동 위협과 도전에 각국이 긴밀히 소통하면서 적시에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서는 "3국 안보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우리가 이 새로운 시대에 함께 접어듦에 따라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는 길잡이가 될 것이며, 한미일의 5억 명 국민들이 안전하고 번영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 우리의 공동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3국 정상은 정상, 외교장관, 국방장관 및 국가안보보좌관 간 연례회동으로 협력체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첫 3국 재무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상무·산업 장관의 연례협의체도 새롭게 출범시키기로 했다. 3국의 인도-태평양에 대한 접근법 이행을 조율하는 3자 인도-태평양 대화도 발족한다. 결과적으로 3국의 안보·경제 협력의 폭과 깊이가 이전보다는 더욱 깊어지고 넓어져 사실상 '준동맹' 수준으로 한미일이 밀착하게 됐다.

세 정상은 "우리는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 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고 3국 안보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가 함께 사는 지역을 강화하겠다는 공동의 목표에 있어 단합한다는 점을 공개 선언한다"고 했다.

일본 외무성도 이번 정상회의 내용을 전하며 "오늘의 회합을 계기로 일미한 파트너십의 '신시대'를 선언했다. 일미동맹 및 미한동맹의 전략적 연계를 강화하고 일미한의 안보협력을 새로운 높이로 끌어올리는 데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3국이 사실상 안보 협력의 준동맹으로의 전환을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중국 견제 의도도 명확히 했다. 세 정상은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의 중화인민공화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 우리는 각국이 대외 발표한 입장을 상기하며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며 "특히, 우리는 매립지역의 군사화, 해안경비대 및 해상 민병대 선박의 위험한 활용, 강압적인 행동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공감대도 공동성명에 담겼다. 세 정상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있어 단합한다"며 "국제질서의 근간을 뒤흔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당화될 수 없고 잔혹한 침략 전쟁에 대항하여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우리의 의지를 재확인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대해 조율된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재차 확인하고 사이버 위협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한미일 정상은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한반도 그리고 그 너머의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야기하는 다수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전례 없는 횟수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재래식 군사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자금원으로 사용되는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3자 실무그룹 신설을 발표했다.

한편 한미일 1박4일 일정의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바이든 대통령을 언급하며 "캠프 데이비드에서 '미래를 향한 행동하는 동맹'에 대한 공유된 비전을 강화하는 의미 있는 회의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 것이 정말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기시다 총리에게는 "양국 관계 개선으로 중대한 3국 정상회의 계기가 마련됐다"며 "안보와 경제,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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