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태우·이중근·강만수 등 포함된 특사안 재가···野 "대통령 법 파괴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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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김태우·이중근·강만수 등 포함된 특사안 재가···野 "대통령 법 파괴 분노"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3.08.14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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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무회의서 특사 명단 심의·의결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원심 확정 3개월만에 사면
野 "尹, 자신이 곧 법이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유엔사 주요 직위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유엔사 주요 직위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을 앞두고 총 2176명 규모의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정부는 각계 의견을 경청해 신중하게 특사 명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원심 확정 3개월 만에 특사 대상이 된 것을 비롯해 '경제 회복'을 명분으로 기업 총수 다수가 명단에 오른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14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광복절 특사 명단을 심의·의결했다. 곧이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날 임시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 광복절 특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사면은 15일 0시를 기해 발효된다.

정치권 인사 중에선 김 전 구청장의 사면이 눈에 띈다. 검찰 수사관 출신이자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으로 근무한 김 전 구청장은 2018년 말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상 알게 된 비밀을 언론 등을 통해 누설한 혐의로 기소돼 올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고,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이번 사면 조치로 김 전 구청장은 오는 10월 치러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가 가능해졌다.

경제계에선 이중근 전 부영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등이 특사 명단에 올랐다. 지인의 회사가 국책과제 수행업체로 선정되도록 외압을 넣은 혐의 등으로 2018년 5월 징역 5년2개월을 확정받은 강만수 전 장관도 복권됐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 발언에서 "이번 특별사면은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서민과 우리 사회 약자들의 재기를 도모하는데 그 취지가 있다"며 "경제회복을 위하여 경제인을 사면대상에 포함했고, 특히 민생 경제 회복을 지원하고자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을 사면 대상에 적극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면은 무엇보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서민 경제 어려움을 고려해 경제 살리기에 중점을 뒀다"며 "이번 사면을 토대로 민생경제와 국가 전반의 활력을 회복하고 정치·사회적 갈등도 회복하는 국가적 화합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야권을 중심으로 한 비판 목소리도 감지된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소통관 브리핑에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대통령의 법 파괴에 분노한다"며 "(이번 특사는) 사면권 남용인 동시에 사법부에 대한 대통령의 정면 도전"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권 수석대변인은 "정치적 갈등 해소라는 명목으로 김 전 구청장을 원심 확정 3개월만에 사면·복권시켜줬다"며 "이렇게 사법부를 무시했던 대통령은 없었다. 자신이 곧 법이라는 착각 속에 사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인 사면에 대해서도 "부패한 기업인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경제 활력을 도모할 수 없느냐"며 "윤 대통령의 눈에는 부패한 기업인들이 재기해야 할 약자로 보이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특사권은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력이 아니라, 사법행정이 보듬지 못한 국민을 보살필 책임"이라며 "이번 특사 어디에도 대통령의 그런 책임감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특사 명단에는 △일반 형사범(2127명) △특별배려 수형자(5명) △경제인(12명) △정치인(7명) 등이 포함됐다. 사면 대상으로 거론됐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 조정수석,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은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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