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산업협의회, 출범 2주년 기념 심포지엄 개최… 의료·산업계 협력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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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산업협의회, 출범 2주년 기념 심포지엄 개최… 의료·산업계 협력 주문
  • 이용 기자
  • 승인 2023.08.0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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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격의료 도입 방안 논의
국내 의료계, 단순 비대면진료 넘어 예방의학 중요성 및 의료계 규제 개선 필요성 강조
사진=원격의료산업협의회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주최하는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출범 2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3층 다이아몬드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 각국의 원격의료 현황과 트렌드를 살펴보고, 국내 원격의료 도입 방향과 미래 의료에 대해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장지호 원산협 공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원격의료는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인 의료와 IT가 결합된 기술로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 분야의 대외 경쟁력 강화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의료계, 의약계와 보다 긴밀히 소통하며 미래 의료를 함께 이끌어갈 파트너가 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비대면진료 관련 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와이파이가 안되는 곳이 있다’는 등 약사 출신 국회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실정”이라며, “직역간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비대면진료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도 영상을 통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그는 “원격의료가 코로나 확산 방지 등 우리 사회에 다양한 기여를 했음에도 제도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의 아마존이 클리닉 서비스 출시 9개월만에 전국으로 범위를 확장하는 등 해외의 원격의료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번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국내 실정에 맞는 원격의료의 발전 방향이 수립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규제에 발목이 잡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특히 국민 건강과 관련된 보건의료 분야의 규제 혁파는 일반 산업보다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은 해외의 선행 사례와 국내 의료계를 대표하는 권위자들의 의견을 통해 전문직능과 스타트업의 묵은 갈등을 해소하는 시작점이 될 것”라고 전했다.

의료계의 축사도 이어졌다. 박현애 한국원격의료학회 회장은 “많은 해외 전문가들이 IT가 발전한 한국에서 원격의료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에 놀라고 있다”며, 우리 의료계도 이제는 산업계와 갈등에서 벗어나 원격의료가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의료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해외 원격의료 전문가들도 자리를 빛냈다. 존 할람카 메이요클리닉 플랫폼 대표는 “메이요클리닉에서 원격의료를 진행하면서 경증 환자뿐만 아니라 중증 환자도 대면진료와 동일한 안전성, 퀄리티로 진료했다”며 “인구 고령화로 인해 환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의사의 수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격의료는 환자들의 의료접근성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원격의료의 효과를 언급했다. 바룬 아로라 링엠디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원격의료를 통해 기존 의료 환경을 혁신해 의료 비대칭 해소와 국민 건강 증진 등의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포지엄 1부에서는 해외 원격의료 현황과 한국의 현 주소를 확인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먼저 송태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은 “우리나라의 발전된 의료 기술과 첨단 IT 기술이 융합하면 국제 의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원격의료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으나 IT 기술이 받쳐주지 못하는 나라가 많은 만큼, 우리나라가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활성화하면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외국인 대상 원격의료 제도화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일본 메디컬노트의 리사 킴 제품 총괄 매니저는 “전국민 대상 건강보험, 고령화 사회 등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의료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에 원격의료가 도입되면서 환자에게 의료기관이 선택할 수 있다는 큰 차이가 발생했다”며, “특히 아파도 말하지 않고 견디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여성의 건강관리를 소홀히 여겼던 일본도 원격의료가 도입되며 언제 어디서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일본의 원격의료 도입 후 효과를 전했다.

이어 안젤라 라비노비치 쉐바 아크 혁신센터 최고사업자(CBO)가 이스라엘의 원격의료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이스라엘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와 원격의료에 대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설계하고 있다”며, “특히 센서, 웨어러블 등 첨단 기술을 가진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협업을 진행해 보다 고품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원격의료 허브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라고 의료 혁신을 향한 이스라엘의 노력을 강조했다.

영국의 로열 버크셔 NHS 재단 신탁 조 키친 박사는 “원격의료를 통해 의료진들은 시간을 절감해 진료의 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더 많은 환자를 만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환자들의 입장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진료가 가능하기에 병원까지 이동하거나, 진료를 위해 따로 시간을 들이지 않을 수 있어 의료 이용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원격의료의 이점을 설명했다.

2부에서는 국내 의료 전문가들의 국내 원격의료 발전 방향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권용진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원격의료의 개념은 원격의료의 전반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단순 비대면진료를 넘어 예방적 헬스케어, 정신 건강 관리, 응급 상황 조치, 상담 서비스, 원격협진 등 다양한 가치를 포용하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원격의료 개념의 확장을 제언했다.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는 “미래의료를 관통하는 개념인 4P 중 소비자 참여와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기존 의료체계에서는 실현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4P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개개인이 자신의 의료 마이데이터를 통해 몸 상태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강 교수는 “AI가 의료데이터를 해석해 조기 치료를 진행하거나, 원격의료를 통해 예방약을 처방하는 방식 등 원격의료를 활용해 예방중심의 의료 체계를 구축해 ‘맞춤의료’를 실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회장은 “대부분의 의사들이 원격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의료계를 둘러싼 다양한 규제들 때문”이라며, “현재 관련 시범사업은 국민들과 의사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정부 역시 체계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기에 보다 섬세하게 논의점을 파악하고 우리 문화에 적합한 원격의료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정부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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