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근혜노믹스는 정말 아베노믹스를 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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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근혜노믹스는 정말 아베노믹스를 이겼나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3.12.09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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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연말을 맞아 출범 첫 해를 보낸 박근혜 정부에 대한 각종 성적표가 나오고 있다.

최근 쏟아지고 있는 각종 보도 등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가 이끌어온 지난 1년간의 한국 경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끈 일본 경제 보다는 조금 더 나았던 모양이다. 성장률과 경상수지 등에서 앞섰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이같은 '사소한 성과'만 보고 희희낙낙할 때는 아닌 듯하다. 국민의 체감경기는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

올해 3분기 실질 국민소득(GNI)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2%에 그쳤다. 여기에 가계부채는 최근 전세자금 대출 급증 영향으로 임계치로 여겨지는 GDP의 80%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증가했다.

또 국가공식 실업률은 3.0%를 기록하고 있지만, 현재 실업률에 포함되지 않는 18시간 미만의 단기간 취업자나, 구직을 아예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를 포함하면 사실상의 실업률은 15.1%에 달한다.

물가 상승률은 3개월째 ‘0%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부의 물가잡기 정책의 성공이라기보다는 장기 디플레이션의 전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우리나라의 저물가 상황은 자산가치의 하락속도가 물가상승속도보다 빨라진 것으로 과거 일본이 장기 디플레이션에 진입하기 직전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2013년 8조2000억원에 이어 내년에도 4조6000억원가량 세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구체적인 액수가 문제일 뿐 세수 펑크는 기정사실이 됐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올 한 해 박근혜 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몇 점일까. 적어도 ‘일본보다는 나은 것 아닌가’하며 자위하고 웃어넘길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우리나라도 저성장의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치열하게 점검해 봐야 할 때라고 여겨진다.

내년에는 보다 선명한 경제 정책 제시를 통해 박근혜 정부가 '저성장'의 춥고 어두운 터널을 잘 헤쳐나갈 수 있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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