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mRNA 코로나19 백신’ 승인… 팬데믹 대응서도 韓과 격차 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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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mRNA 코로나19 백신’ 승인… 팬데믹 대응서도 韓과 격차 벌려
  • 이용 기자
  • 승인 2023.08.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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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국산 최초 mRNA 코로나19 백신 승인
日정부-민간 기업 합작 성과… 차세대 팬데믹 대응 역량 확보
韓, mRNA 백신 없어… 정부 지원 확대해야
다이이찌산쿄 도쿄 본사. 사진=다이이찌산쿄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일본도 자국 최초의 코로나19 mRNA 백신 보유국이 됐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은 차세대 감염병 대응의 핵심으로 꼽히는 기술이다. 현재 개발 단계에 머무르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일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다이이찌산쿄의 코로나19 mRNA 백신 ‘다이치로나’를 승인했다. 이번 승인으로 다이이찌산쿄는 일본 최초의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게 됐다.

다이이찌산쿄는 일본의 전통 제약사다. 일본내 제약업계 상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 기업이다. 특히 2023년 3월기(2022년 4월 ~ 2023년 3월) 기준 1조2785억엔의 매출액을 달성해 일본 내 4위로 집계됐다. 항체약물접합체(ADC)인 엔허투(Enhertu)를 통해 HER2 유방암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해당 의약품 매출만 해도 전기 대비 3.2배인 2584억엔으로 확대된 바 있다. 기존의 신약 파이프라인에 mRNA 백신을 추가하며 감염병 분야에서도 성과를 낸 것이다.

다만 다이치로나는 당장 변이를 거치고 있는 현재의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어렵고, 시장성도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이치로나는 코로나19 오리지널 균주를 가지고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과 유사한 수준의 바이러스 중화항체를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오리지널 균주에 대응해 개발된 만큼, 현재 우세종인 오미크론 하위변이체(XBB)에 작용하는 것은 아닌 셈이다. 이에 올해 9월부터 시작될 일본 내 코로나19 부스터 백신 접종에서는 사용되지 못하고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이 사용될 예정이다. 다이이찌산쿄는 현재 오미크론 하위변이체인 XBB.1.5가 포함된 단가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품성을 차지하더라도, 이번 성과는 일본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차세대 팬데믹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mRNA는 기존 백신 플랫폼 대비 신속한 대량생산 체제 구축이 가능해 차세대 전염병 사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이 가능한 기술이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가장 먼저 개발됐던 백신도 mRNA 종류로, 특히 연구소 수준에 불과했던 모더나는 해당 기술 하나로 굴지의 제약회사로 성장했다. 다이이찌산쿄의 다이치로나가 업그레이드되면, 적어도 일본은 다음 팬데믹 사태 때 해외사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서는 관련 기술로 만든 코로나19 백신은 없다. 최근 한달간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한국 또한 변이종에 곧바로 대응 가능한 mRNA 백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 정부도 mRNA 백신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민간 기업에게 힘을 실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이번에 승인된 다이치로나 및 현재 개발중인 XBB.1.5 백신은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 및 후생노동성의 ‘백신제조시스템 긴급 향상 프로젝트’의 지원 하에 개발됐다.

사실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업계 규모에 비해 다른 선진국들 대비 많이 늦었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에 일본 내각은 2021년 6월 국가 백신 개발 및 생산 전략을 채택하고, 5개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1700억엔(11억90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또 백신 연구를 위한 인적 및 재정적 지원, 신속한 규제 프로세스, 위험을 감수할 의지가 바이오 스타트업 및 투자자 유인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같은 입장에 처한 한국은 관련 기술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합성항원 방식의 국내 최초 코로나19 백신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도 개발 당시 정부로부터 당시 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mRNA 개발 지원이 본격화됐지만 민간에 의존하는 펀드 형태로 이뤄져 한계점이 지목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팜, 아이진 등이 mRNA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인 상태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상은 “미래의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백신을 국내에서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국산 백신 개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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