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산업, ‘中 리스크’ 상수로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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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K-산업, ‘中 리스크’ 상수로 대응해야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3.08.0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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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래 산업부 기자.
이상래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중국 리스크 용어는 이제 우리에게 익숙하다. 탈(脫)중국에서 시작해 이제는 위험을 낮추자는 ‘디리스킹’ 용어까지 나왔다.

사실 중국 리스크에 대한 문제는 우리나라만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적인 이슈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전쟁이 시작됐을 때부터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세계 1위 패권국에 대한 2위 국가의 부상. 1위국이 2위국을 견제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필연이다.

이러한 미국과 중국의 대결을 두고 ‘투기디데스의 함정’이라고 한다.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두려워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는 상황을 일컫는다. ‘팍스 아메리카’라 불리는 초강대국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급부상한 중국의 도전, 그리고 이와 미국과의 중국의 대결은 예정된 운명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탈중국, 디리스리킹이던 중국에 대한 리스크도 우리에게 필연일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도전국 중국과 비교해 모든 영향력 면에서 압도한다.

바이든 정부 들어 미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트럼프 정부 때와 달리 바이든 정부는 동맹국을 최대한 활용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봐도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까지 챙긴다. 미국의 경제 영토는 이렇게 넓어지는 데 중국은 몇몇 안 되는 동맹과 외로운 싸움을 하는 지경이다. 그마저 가장 강력한 러시아도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의 길은 뻔하다. 특히 안보 측면에서 가까운 미국과 중국을 두고 어쩌면 ‘탈중국’ ‘디리스킹’은 예정된 선택지였을지도 모른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경제 잠재력도 예전 같지 않다. 여전히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이지만 그 위치는 불안하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는 전날 ‘2023년 하반기 중국경제 전망과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리오프닝 후 회복세를 이어가고는 있으나 내수 회복이 더디고 수출도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미·중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도 확대되면서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경사무소는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아 소비 및 투자 등 내수 회복이 더딘 데다 수출 둔화 우려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이 중국에서 떨어져 나와 미국으로 경제의 축을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한국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조심스럽게 방향을 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도는 점점 사라질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산업계에 탈중국, 디리스킹 등 중국 리스크는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상수’로 떠안고 가야할 글로벌 경영환경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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