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여성 생리 불편에 대한 원인과 결과 등 인과 관계를 밝혀줄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천권 교수(겸 오드리선 기술책임자)를 주축으로 한 연구진은 최근 민간 업체(오드리선)와 합동으로 생리대를 직접 배양액에 담가 유해 물질을 추출해 세포배양을 진행, 세포독성 검사를 진행했다. 국내 유통 중인 총 6종의 유기농 생리대 제품을 대상으로 한 시험 결과, 2개 제품(33.3%)에서 세포 성장을 현저하게 억제하는 세포독성이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세포독성 검사는 세포 배양 시험을 통해 세포 생존율이 80% 이상이면 독성이 없다고 판단한다. 이번 시험에서는 6개 중 4개 제품에서 세포 생존율이 80% 이상 나왔으며, 2개 제품에서는 세포 생존율이 50% 미만으로 검출돼, 독성이라는 생리 불편의 새로운 변수를 찾아내는 성과를 얻었다.
그동안 생리대에서 검출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의 경우, 대부분 ‘안전하다’는 판정을 받아왔지만 많은 여성들이 여전히 생리 불편을 호소해 인과 관계를 밝히기 위해 이 같은 ‘세포독성 시험’을 진행했다. 시험은 유기농 생리대 6종을 대상으로 생리대 화학성분이 용출된 세포 배양액을 각 세포에 처리한 후, 24시간 동안 세포를 배양해 생존율을 측정했다. 실험에는 반응 물질에 의한 세포독성을 평가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L929(쥐 섬유아세포), Detroit551(인간 섬유아세포), HaCa T(인간 각질형성 세포)가 사용됐으며, 각 3종의 세포에 대해 생리대에서 추출한 화학물질에 의한 생장과 사멸을 분석했다.
박천권 교수는 “정확히 생리대의 어떤 물질이 추출돼 세포 성장을 방해했는지 혹은 인체 유해성에 대한 분석은 추가 실험 및 추적 관찰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다만 이번 검사 결과를 통해 비록 소수 제품으로 시험했지만 유기농 생리대에서조차 시험 대상 중 33.3%의 높은 세포 독성이 검출돼, 일반 생리대의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매우 주목된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진은 생리대 10종에 대한 ‘세포독성 시험’을 추가 진행 중이다.
앞서 연구진은 지난 6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volatile organic compounds) 방출 및 세포실험 연구’를 진행해 국내 유통되는 유기농 생리대 16종을 대상으로 톨루엔 등 유기화합물 방출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생리대 16종 중 15종에서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 물질인 톨루엔이 미량 검출됐다고 보고했다. 각 생리대에서 검출된 톨루엔의 양은 각각 0.091~2.79 µg/생리대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진 수준이지만 미량의 톨루엔이 지속적으로 민감 부위에 노출됐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의 인과성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박 교수는 “개별 물질의 독성 기준만을 단순 수치로 평가했을 때 화학물질이 미량 포함됐더라도 기준을 초과하지 않으면 안전하다고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생리대 노출ㆍ독성 평가를 시행하고 복합적인 화학물질의 위해성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등 생리대 안전성 관리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주 당국에서 발표한 암, 선천적 장애 또는 기타 생식 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학물질 리스트인 Reproductive(생식) & Development(발육) CA 65에 따르면, 톨루엔은 여성 생식 독성을 유발하는 물질로 등재돼 있으며 일일 최대 흡입으로 13000 µg, 구강 섭취로는 7000 µg 미만으로 허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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