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수장 선임 초읽기…최종승자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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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수장 선임 초읽기…최종승자 누가 될까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3.08.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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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중 최종 CEO 후보 확정…4일 발표 유력
김영섭·박윤영·차상균 장단점 뚜렷…업계 “조직 이해도·산업 전문성 갖춘 인물 나와야”
‘AI 석학’ 차상균, 트렌드 통찰·글로벌 경험 갖춰…경영 전문성 한계 우려
‘재무통’ 김영섭, KT 체질 개선 가능성…'정통 LG맨' 이력이 단점 될 수도
‘B2B 전문가' 박윤영, 조직 이해도 높아…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숙제
서울 광화문 KT 사옥. 사진=KT 제공
서울 광화문 KT 사옥. 사진=KT 제공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반년 넘게 수장 자리가 비어 있는 KT가 차기 대표 후보자 3인에 대한 최종 면접을 이번주 중 진행한다. 세 후보 모두 장단점이 분명한 만큼 누가 최종 선택을 받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번주 중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등 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표 최종 면접을 진행한다. 업계는 KT가 오는 4일 늦은 오후께 차기 대표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하고 임시 주주총회 일정을 공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면접 후 선정된 최종 후보 1인은 이달 말 KT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다. 선임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KT의 경영 공백도 끝날 것으로 보인다.

1차 심사 과정에서 정치권 출신 인사가 모두 탈락한 만큼 최종 후보 3인의 이력에 이목이 쏠린다. 일단 세 후보 모두 디지털전환(DX) 분야에 일가견이 있으며, 산업계에 몸담은 경험도 있어 최소한의 경영 능력은 갖추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왼쪽부터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사진=네이버 인물프로필 제공

김영섭 전 사장은 재무와 IT를 두루 거친 ‘재무통’으로서 KT의 체질 개선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윤영 전 사장은 후보 중 유일한 KT 출신으로, 조직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 차상균 교수는 AI·빅데이터 분야 전문가로, 구현모 전 대표가 집중했던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략에 적합한 인물이란 평이다. KT 안팎에서는 경영 공백을 빠르게 메꿀 수 있는 조직 이해도와 산업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물이 차기 대표로 선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영섭 전 사장은 '재무통'으로 불리는 구조조정 전문가다. LG상사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LG 회장실 감사팀 부장, LG상사 미국법인 관리부장,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장(부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하며 살림을 책임졌다. 그는 2015년부터 7년여간 LG CNS 대표를 지내며 부실 자회사를 대거 정리하고,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했단 평가를 받는다.

김 전 대표의 경우 다양한 사업부서 경험과 함께 LG유플러스 부사장 등을 거치며 통신업계에 몸 담은 이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KT가 소유분산 기업이라 LG와 기업 특성이 다르다는 점, 그리고 ‘순혈주의’가 강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정통 LG맨 출신'이라는 것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

박윤영 전 KT 사장은 2019년과 올해 2월에도 ‘숏리스트’에 오른 경쟁력 있는 후보다. 그는 KT 연구직 출신인데다가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을 역임한 이력도 있어 정보통신기술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임원으로 꼽힌다.

또한 KT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사업컨설팅부문장, 기업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경영 능력 검증도 마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5G와 결합한 스마트팩토리 등 굵직한 B2B 사업을 이끌며 실적을 견인했다. 재임 시절 내부 평판 또한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조직 내부에 대한 이해도도 가장 높다는 평이다.

하지만 '내부 카르텔'에 대한 정부의 비판적인 여론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2020년 이후 상당 기간 업계를 떠나있었단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차상균 교수는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인 'HANA'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국내 AI 및 빅데이터 석학으로 꼽힌다. 때문에 최근 통신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DX 트렌드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7년간 KT 사외이사로 재직한 경험도 있어 조직 이해도도 높을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학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업 경영 전문성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2002년 실리콘밸리에서 '트랜잭 인 메모리(TIM)'라는 회사를 창업한 뒤 글로벌 기업에 매각한 경험이 있지만, 경영 능력은 검증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내외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한편 KT는 지난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 선임 시 주총 참석 지분 60%를 넘어야 한다는 특별결의를 도입키로 정관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차기 대표 후보자는 이전보다 한층 까다로워진 최종 선임 확정 관문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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