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윤곽 드러난 KT, 경영 공백 해결 과제 산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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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수장 윤곽 드러난 KT, 경영 공백 해결 과제 산더미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3.07.30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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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통' 김영섭·'정통성' 박윤영·'빅데이터 석학' 차상균 3파전
경영 공백 장기화 따른 조직 개편·전략 설계·주가 부양 등 숙제
"새 경영진, 내년 이후 초점 맞춘 경영 계획 발표 가능성 높아"
왼쪽부터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사진=각사 제공
왼쪽부터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사진=네이버 인물프로필 제공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KT가 차기 대표 선임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하반기 경영 정상화를 이룰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 공백이 길어지면서 실적이 악화되는 등 여파가 커지고 있는 만큼 차기 대표가 짊어지게 될 책임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 27일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등 3인을 차기 대표 최종 후보군으로 확정했다. KT는 다음달 초까지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한 후, 월말 주주총회 표결을 통해 대표 선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르면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해 경영 안정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3월 구현모 전 대표가 사퇴한 이후 장기간 수장 자리가 비어있었던 만큼 차기 대표가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이에 따라 차기 대표가 갖춰야 할 최우선 역량으로 조직 내부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꼽힌다.

KT 안팎에서는 '이번에는 반드시 조직과 업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선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T 내부 소수 노동조합인 새노조는 지난 28일 논평을 통해 "후보의 통신 전문성을 심층 평가하고, 기존 KT의 경영 실패에 대한 후보의 개혁 의지와 경영 정상화에 대한 계획도 물어야 한다"며 이사회의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통한 조직 안정화다. 지난해 말 대표 선출 연기로 정기 인사 발령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현재 승진 대기 중인 상무보급 임원만 40여 명에 달한다. 주요 현안들은 박종욱 대표이사 직무대행(사장)이 비상경영위원회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통해 조직 내부를 빠르게 정비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꾸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구 전 대표가 내세웠던 '디지코(DIGICO)' 전략의 향방도 주목된다. KT는 구 전 대표 재임 당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 상장 이래 첫 매출 25조원을 달성하는 등 경영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구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이러한 취지도 희석된 상태다. 세계 시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새로 수립함으로써 신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구 전 대표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차기 대표는 '구현모 흔적 지우기'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디지코 전략의 경우 지난해 주가·매출 상승 등 유의미한 성과를 가져왔던 만큼 새로운 경영 기조에 맞춰 계승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최근 부진하고 있는 실적과 주가 방어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KT의 주가는 경영 공백 직전인 지난해 8월 52주 최고가(3만9300원)를 찍은 이후 끊임없이 흘러내려 전날 기준 2만9300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 1분기엔 영업이익이 4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하락하면서 국내 통신사 중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2분기 실적 발표 시즌 ‘어닝 서프라이즈’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연간 연결 및 본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음달 말 차기 대표 선출 이후 경영진이 제시할 메시지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하지만 새로운 경영진이 올해보단 내년 이후에 초점을 맞춘 경영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과도한 기대는 자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올해 KT 영업이익 증가는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라며 “1분기와 마찬가지로 2분기에도 KT 실적 쇼크 및 실적 호전 원인이 서비스 매출액에 기인한 것이 아닌 영업비용 등락에 기인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경영진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2025년 실적”이라며 “최악의 경우엔 올해 실적을 보수적으로 반영하고 내년 하반기 이후에 집중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영진 메시지가 호재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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