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보험금 12조 넘는데…환급률 30% 턱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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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면보험금 12조 넘는데…환급률 30% 턱걸이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3.07.1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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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당시엔 2778억 원, 19년 만에 약 45배 늘어
미지급된 보험금, 보험사 운용자산 활용…‘개선 시급’
가입자들이 찾아가지 않은 휴면보험금 규모가 한 해 1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가입자들이 찾아가지 않은 휴면보험금 규모가 한 해 1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가입자가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이 무려 12조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는 매년 ‘숨은 보험금 찾아주기’ 캠페인을 통해 보험금을 돌려주고 있지만, 환급실적은 전체 31% 수준에 그친다. 가입자들이 보험금을 찾지 않으면 보험사들이 자산운용을 통해 이익만 늘려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아직 찾아가지 않은 휴면보험금은 현재 약 12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중도보험금 8조9338억 원, 만기보험금 2조6672억 원, 휴면보험금 7571억 원 등이다. 휴면보험금은 지난 2004년 2778억 원에 그쳤지만 19년 만에 약 45배 늘어났다.

휴면보험금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주소나 연락처 변경 등으로 보험사로부터 안내받지 못해 보험금의 발생사실 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또 실제 약관상 적용되는 이율이 높지 않거나 없는데도 계속 높은 이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오해해 찾아가지 않는 사례도 많다.

정부와 보험사는 매년 가입자를 찾아 보험금을 돌려주고 있지만, 전체 휴면보험금 대비 환급 규모는 적은 편이다.

작년 숨은 보험금 찾아주기 캠페인을 통해 가입자에게 돌아간 보험금은 약 3조9000억 원이다.

최근 5개년 환급실적을 보면 2018년 3조 원, 2019년 2조8000억 원, 2020년 3조3000억 원, 2021년 3조8000억 원 수준으로 환급금액보다 휴면보험금 규모가 훨씬 크다.

보험금을 찾지 않으면 가입자도 손해지만, 되레 보험사 배만 불릴 수 있다. 보험사들은 휴면보험금을 기타 자금과 구분하지 않고 운용하는 상황이다. 권리자가 있는 수천억 원의 휴면보험금을 보험사들이 보유하면서투명한 관리를 보장할 수 없고 예금·자산운용 등 이익 늘리는 데만 급급해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앞서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문제가 논의된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기준 보험사별 휴면보험금 규모는 삼성생명이 1550억 원으로 가장 많고 한화생명 794억 원, NH농협생명 610억 원, 삼성화재 289억 원, 한화손해보험 285억 원, 현대해상 284억 원 등이었다.

현재 보험사는 관련법에 따라 휴면보험금 일부를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고 있다. 출연된 휴면보험금은 서민금융진흥원에서 관리하며, 이자 등 휴면보험금 운영수익금은 전통시장 지원, 소액보험 지원 등의 취약계층 지원사업에 활용한다. 그러나 출연 규모를 살펴보면 전체 휴면보험금 12조4000억원의 0.8%(작년 기준 1055억 원) 수준에 그쳐, 여전히 보험사 지갑 안에 잠들어 있는 보험금이 많다.

한편 금융위도 휴면보험금 환급 실적을 끌어 올리기 위해 방안을 마련했다. 오는 9월부터는 최신 주소로 숨은보험금이 있는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수익자(보험계약자 등)에게 우편 안내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휴면보험금의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시기를 현재보다 1년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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