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정기석 신임 이사장 취임… 건보노조·시민단체 갈등 봉합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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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정기석 신임 이사장 취임… 건보노조·시민단체 갈등 봉합 '숙제'
  • 이용 기자
  • 승인 2023.07.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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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정기석 건보공단 신임 이사장 첫출근… 건보공단 노조 피켓 시위 진행
노조 "면담 결과 따라 대응 수위 정할 것"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임 이사장. 정 이사장은 코로나19 시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특별대응단장을 역임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임 이사장이 공단 노조와 일부 시민단체의 갈등을 봉합하고 조직을 정상화 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오전 정기석 신임 이사장은 강원 원주시에 위치한 건강보험공단 사옥으로 첫 출근했다. 같은 날 공단 노조는 정 이사장 취임식에 앞서 “신임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의 건강보험 영리화-민영화 정책 입장을 밝혀라”라는 현수막을 내걸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전날(10일) 임명된 정 이사장은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위원장,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측에서 선대위 코로나위기대응위원장 겸 코로나대응특보 등으로도 활동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 전문지식과 행정 경험을 갖춘 신임 이사장이 건강보험 재정 관리 및 필수의료 중심의 건강보험 보장 강화 등 공단 현안 과제들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공단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복지부는 의료계와 행정 능력을 모두 갖춘 적임자란 평가지만, 공단 노조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정 이사장이 공단을 경제적 논리와 의료계에 편중된 형태로 운영할 것이라며 취임 전부터 반발해 왔다.

공단 노조는 정 이사장이 과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시절 ‘원격의료와 의료민영화’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는 것을 근거로 영리병원 찬성론자이자 보건의료 분야 시장론자라고 주장한다. 지난 5월에는 성명을 통해 “공급자인 의사가 보험자인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된다는 것은 러시아군 장교를 우크라이나군 사령관으로 임명하는 것과 같다”며 임명에 반대했다. 이날도 노조 측은 “윤석열 정부의 의료정책은 의료민영화를 가속화 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건보공단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구성원들의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정 교수가 감염병 분야 전문가인 것은 인정하나, 수가 결정 과정에서 다소 의료계에 치우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 이사장 취임 전인 지난 5월에는 “의료계 인사는 공단 이사장 선임 대상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또 “정 교수가 국내 최고 감염병 전문가임은 부정하기 어렵지만, 건강보험제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학을 갖춰야 하는 공단 수장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취임식을 통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내용의 핵심 과제를 발표했다. 노조와 시민단체의 우려 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제시된 과제는 한정된 재원에 지출은 증가해 지속가능성 우려가 커진 건강보험의 문제점 해소에 집중됐다. 이를 위한 복안으로 △필요 진료를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 △지속가능 보험재정 구축 위한 혁신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관리체계 구축 △100세 시대 대비한 노인장기요양보험 △빅데이터 활용가치 제고 등이다.

현재 노조 측은 신임 이사장에 면담을 요청했다. 면담 결과에 따라 대응의 수위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사장은 노조와의 갈등을 먼저 해결해야 본격적으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만큼, 향후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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