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종합가전기업으로의 도약”…이상용 신일전자 이사의 뚝심
상태바
[MI인터뷰] “종합가전기업으로의 도약”…이상용 신일전자 이사의 뚝심
  • 김원빈 기자
  • 승인 2023.06.23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일, 1959년 창사 이후 자체 기술력 확보 위해 노력…“업계 최고 모터기술 확보”
감각적 디자인·소비자 참여 프로그램 ‘MZ 정조준’…“가전中企, 정부 지원 필요”
이상용 신일 상품개발사업부 이사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일 제공
이상용 신일 상품개발사업부 이사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일 제공

매일일보 = 김원빈 기자  |  한국의 가전시장은 사계(四季)에 사용되는 계절가전을 고루 만나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이상기온 확산으로 여름·겨울 등 온도 변화가 급격해지자 계절가전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이 한국 가전시장 대부분의 분야를 주도하지만, 이들은 선풍기 등 소형 계절가전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보적인 모터 기술과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하는 신일전자의 제품력 때문이다.

<매일일보>는 종합가전 기업 신일전자의 지속가능한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품개발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이상용 이사를 만났다.

⃟“주력제품 목표 판매량 달성에 자신감…매출구조 다변화할 것”

“2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신일에서 일하며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갖춰가는 회사의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상용 이사는 신일에서 재직하던 시간을 회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디자인을 전공한 이 이사는 지난 1992년 신일에 입사했다. 이후 2년간 근무하다 자신의 전공을 살리기 위해 잠시 회사를 떠났지만, 2000년 회사에 재입사해 신일의 굴곡진 풍파를 함께했다.

그는 “신일도 외환 위기(IMF 위기) 등 수차례의 큰 어려움을 겪었었다”라며 “2000년대 초반 회사가 어려워져 생산 라인을 중국으로 이전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한편, 판매 법인을 별도 사업체로 구분하기도 했었다”라고 회고했다.

미국·일본 등에 수출하던 주력 제품의 매출 감소가 주된 원인이었다. 이 이사는 그간 오랜 시간 신일에서 재직해왔지만, 현재 안정된 신일의 모습을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현재의 신일이 과거 확보한 안정적인 생산·판매 전략을 기반으로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주력 상품군인 에어서큘레이터 400만대 목표 판매량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이사는 “매년 신일의 주력상품인 에어서큘레이터의 판매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5월 기준으로 이미 350만대가 판매됐기에 400만대 판매를 자신한다”고 자신했다.

현재 신일은 △2023년형 에어서큘레이터 에어 S9 △무선 BLDC 폴딩팬 등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편, 이 이사는 계절가전에 치우친 신일의 매출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절가전과 일반가전으로 나눴을 경우 신일의 매출 중 약 80%는 계절가전에서 발생하고 있다”라면서 “에어서큘레이터의 단가가 기존 선풍기 대비 높고 판매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앞으로 매출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신일은 ‘모터에 진심’…64년의 기술력, 제품 경쟁력 ‘비결’

신일은 업계에서 독보적인 모터 기술력으로 이름을 알려왔다. 이 이사는 60여년간 축적된 기술력을 꾸준히 발전시키고자 시도했던 경험이 신일이 계절가전의 강자가 된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이 이사는 “신일은 창사 이후 과거부터 착실히 자체적인 기술력 확보를 노력해왔다”라면서 “아주 오래전 ‘LP 턴테이블’부터 세탁기 에어컨 냉장기 등과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고자 시도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들이 시장에 가세하며 일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져 소형·선풍기 모터 개발 등으로 기술개발 역량을 집중했다”라고 소개했다.

신일은 1959년 ‘신일산업주식회사’라는 사명으로 창립된 이후 선풍기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국내·외 시장에 판매해왔다. 이 이사는 신일이 중국 협력사와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모터 기술과 제품 디자인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일 천안 공장에서도 국내 생산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이사는 “중국 협력사 공장 라인에 전용 라인이 있어 신일의 기술력과 디자인 역량을 접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라면서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은 천안 공장에서 지속 생산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사업 초기 신일 역시 당시 발전된 일본의 가전 제조기술을 들여와 이를 자체적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밟아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회고했다.

이 이사는 “당시에는 한국의 기본 설계 기술이 뒤떨어졌던 것이 현실이었기 때문에 삼성 등 대기업처럼 신일 역시 일본 기술을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지금은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할 정도로 능력이 고도화됐고, 국내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중국에 이를 전수하고, 선풍기에 적용하는 16엽 날개처럼 새로운 기술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신일은 ‘품질 우선주의’ 원칙에 입각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일례로 출시를 앞둔 제품을 약 400~500시간 가동하며 제품에 문제가 없는지 테스트를 하고 있다. 충격, 소음 등 소비자가 불편함을 겪을 수 있는 상황에서 전문적으로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감각적 디자인으로 MZ 잡을 것”…신일, 브랜드 제고에 ‘총력’

한편, 신일은 현재 기성세대 소비층을 기반으로 한 계절가전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 신일의 성장 과정을 지켜봐 온 기성세대 소비자를 넘어 ‘MZ 소비자’의 시선을 끌 수 있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일의 주 고객은 주로 ‘신일’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와 신뢰도를 가진 4050세대 소비자로 구성돼 있다”라면서 “추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MZ세대의 취향에 부합하는 제품 출시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일도 이같은 ‘숙제’를 인식하고, MZ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이 이사는 “삼성전자의 비스포크나 LG전자의 오브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최근 트렌드는 심플한 컬러·디자인으로 급변하고 있다”라며 “신일의 주력 상품인 선풍기에도 이같은 트렌드를 적용하는 한편, 신규 제품도 ‘심플한 디자인’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MZ 소비자 뿐만 아니라, 기존 기성세대 역시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 디자인을 발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이 이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중지됐던 소비자 참여형 프로그램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 서포터즈에게 신일의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프로그램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일은 ‘계절가전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고 MZ 소비자에 자사를 어필하기 위해 캠핑용 팬 히터·펫 용품·1인 가구 전용 가전제품 등의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신일은 자원순환법에 대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제조 공정부터 환경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배제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면서 “아직 추가적인 품질 확보 과정이 필요하지만, 재활용 원료를 제품에 적용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이사는 신일과 같은 중소 가전기업이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일도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자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의 경쟁적인 인력 확보·기술 유출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정부에서 중소 가전업계가 자체적인 기술력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