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수업 5시간 단일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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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수업 5시간 단일화 논란
  • 이선율 기자
  • 승인 2013.11.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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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자율권, 노동권 침해" VS "사교육비 경감효과"

[매일일보] 만 3∼5세아를 위한 누리과정 수업시간을 3∼5시간에서 5시간으로 단일화하려는 교육부의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수업시간을 단일화하면 교육목표 달성도 쉽고 사교육비 경감효과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연령대마다 다른 발달특성과 유치원교사의 노동권, 사립유치원의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19일 서울교대에서 열린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의 적정 시간에 대한 토론회에서 만 3∼5세 누리과정의 수업시간을 내년부터 5시간으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누리과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5세 어린이에게 적용하는 교육·보육 공통과정이다.

현재 누리과정 총론은 교육시간을 오전 3∼5시간 동안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탄력적으로 편성하게 하고 있다.

실제 유치원 8254곳 중 84.0%가 교육시간을 4∼5시간 운영하고 있다. 이후 3∼5시간은 방과후 과정을 운영해 대개 유치원이 오후 4∼6시에 끝난다.

교육부는 유아들은 중간마다 쉬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교육시간이 5시간이 돼야 누리과정이 추구하는 교육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 5시간으로 통일해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대부분 국가가 취학 전 교육과정 운영시간을 고정된 시간수로 제시하고 있다는 사례도 든다.

또, 5시간으로 단일화하면 사교육비 경감 효과도 있다고 설명한다.

일부 사립유치원에서 누리과정을 3시간만 하고 방과후과정을 많이 넣어 이 시간에 별도 비용이 드는 특성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누리과정 교육시간을 5시간으로 단일화하면 비용이 10만∼20만원에 달하는 특성화프로그램을 운영할 시간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가 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석호현 한국유치원총연합회장은 이에 대해 "사립유치원의 경쟁력은 다양한 특별활동과 체험학습 등 자율적인 창의·인성교육의 확보에 달려 있다"며 "사립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현행 3∼5시간을 유지해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호숙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은 누리과정을 5시간으로 할 경우 3학급 이상의 병설유치원에 행정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회장은 "인력 부족으로 교사들이 유아학비지원업무, 방과후 관련 업무, 유치원운영위원회 업무 등을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교사 본연의 업무인 수업에 열중할 수 있게 행정인력이 꼭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연령별 발달 차이가 많이 나는 만 3세와 만 5세에게 동일한 수업시간을 적용해서 안 된다”며 교육부 안대로 되면 만 3∼5세 유아들의 수업시간이 주당 25시간으로, 주 22시간인 초등학교 1학년보다 더 많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유아 교육과정 운영시간을 초등학교 1학년보다 많게 편성하는 것은 아이들의 발달특성과 유치원교사의 교육노동권을 무시한 정책"이라며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시간 5시간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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