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시간제 일자리…고용시장 ‘훈풍’ vs 알바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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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시간제 일자리…고용시장 ‘훈풍’ vs 알바 양산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3.11.18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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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알바 양산 우려 및 정부 칼날 피하기 자구책 ‘지적’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유통 대기업들이 잇따라 시간제 일자리 고용 확대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 시장의 훈풍을 기대하기 보단 저임금 알바 수준의 일자리만 양산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란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임금도 줄지만 정규직과 같이 복리후생 차별이 없고 정년까지 근무가 가능한 일자리를 말한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은 이미 박근혜정부가 국정목표로 제시한 ‘고용률 70% 달성’의 핵심 사안으로, 정부는 2017년까지 공공 부문에서 1만6500명 규모의 시간제 일자리를 달성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민간 부문의 시간제 일자리 임금을 지원해 대기업 채용박람회도 열기로 했다.

이 같은 정부 정책에 유통 대기업들도 연초 기업별로 발표했던 연간 고용 계획과는 별도로 시간제 근로자 채용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는 등 정부 방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내년 상반기까지 시간 선택제 일자리 2000개를 만들어 경력단절 여성과 재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층을 고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오는 2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3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에 참여하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는 물론 롯데호텔,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홈쇼핑 등의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채용에 들어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려는 사회적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며 “그간 경력이 단절된 여성과 새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층 고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그룹도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를 통해 연말까지 1000여명을 시간제 근로자로 추가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부문별로는 이마트 540명, 스타벅스 300명, 백화점 80명, 신세계 인터내셔날 60명 등이며, 신세계는 이미 지난달까지 시간제 근로자 1068명을 고용, 추가 채용분까지 합치면 올해 2000명 이상을 시간 선택제 일자리로 채용했다.

앞서 CJ그룹도 CJ제일제당, CJ오쇼핑, CJ푸드빌, CJ E&M, CJ CGV 등 10여개의 주요 계열사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 방안을 토대로 채용 인원을 500여명 선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채용 시기 등에 대해 막바지 조율 중이다.

마찬가지로 이 그룹 역시 ‘2013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 박람회’에서 일부 채용을 시작한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정규직 일자리 창출’에 나서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다소 적은 임금이라도 정규직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어 기대하는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저임금 아르바이트 수준에 머무는 등 결국 비정규직만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재혁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간사는 “(대기업들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와 관련)계획만 발표했지 구체적인 내용은 없는 것 같아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긴 어렵다”면서도 “현재 운영 중인 시간제 일자리 부분을 놓고 소견을 밝히자면, 현재 시간제일자리라고 불리는 것들은 정부가 말하는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며 근무형태는 물론 시간에 대해서도 노동자 선택권이 제한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들이 정부의 압박 속에 사정기관의 칼날을 조금이나마 피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자구책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유통업계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최근 국정감사에 이은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으로부터 압박을 받아온 만큼 정부 정책방향에 부응해 조금이라도 화살을 피해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한편, 시간제 일자리 채용은 유통대기업은 물론 삼성그룹과 LG그룹 역시도 도입을 선언함에 따라 산업계 전반으로 시간제 일자리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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