꽂아주셔서 ‘감사’한 공기업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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꽂아주셔서 ‘감사’한 공기업 ‘감사’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3.11.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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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6% ‘낙하산’…연봉 1억2800만원, 역할 불투명

[매일일보] 억대 연봉과 판공비 등 각종 의전을 제공받지만 이에 상응하는 역할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집권자의 보은용 자리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공기업 상임감사의 63.6%가 정치권이나 군·경찰 등에서 넘어온 소위 ‘낙하산 인사’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알리오: www.alio.go.kr)에 경영정보를 공시하는 30개 공기업(시장형·준시장형 포함) 중 상임감사 자리가 공석이거나 감사직을 비상임으로 운용중인 8개사를 제외한 2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2012년 현재 공기업에서 ‘상임감사’로 재직 중인 22명 중 14명은 해당 공기업과 큰 관련이 없는 정치권이나 군경 출신이었고 이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10명이 정치권에 몸을 담은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대한석탄공사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한국공항공사 등 3개 공기업의 상임감사는 청와대에서 비서관·행정관 등으로 재직한 바 있는 정치권 출신이고 대한주택보증주식회사, 한국관광공사, 마사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등 7개 공기업 감사는 정당인으로서 상당기간 활동한 후 이들 공기업으로 왔다.

한국감정원과 한국철도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4개 기관은 이들 공기업의 업무와는 큰 상관없는 군경 출신이 상임감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도로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4개 기관은 감사원 출신이, 한국석유공사는 국무총리실 출신 등 사정 기관 출신이 맡고 있다. 같은 ‘낙하산’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전문성이 있다는 말이다.

30개 공기업 중 인천항만공사와 울산항만공사, 부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해양환경관리공단 등 5개 공기업은 감사를 비상임으로 두고 있고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조폐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상임감사 보직이 공석이다.

한편 공기업 감사 대다수는 억대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업무와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개 공기업 상임감사의 평균 연봉은 1억2800만원으로 1억원을 훌쩍 뛰어넘지만 이들이 제대로 된 활동을 하는 지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대부분 공기업이 이들 상임감사에게 판공비와 사무실, 차량과 기사 등 기관장에 준하는 대우를 제공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서부발전 등 기관은 상임감사에 1억5000만~1억6000만원의 연봉을 주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201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마사회, 한국석유공사에 ‘D’등급을 부여했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원전사고 은폐와 뒤이은 납품비리 사건 등이 재발하는 가운데에서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부분이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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