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G모빌리티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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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G모빌리티에 거는 기대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3.05.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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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현 산업부 기자.
김명현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조직이 크지 않아 신기술 적용이 빠르게 이뤄지는 편입니다."

행사장에서 만난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선제적인 반자율주행 기능(레벨 2.5단계 수준) 탑재와 국내 픽업트럭 최초 첨단 커넥티드카 시스템 적용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 대비 덩치가 작아 민첩성이 돋보인다는 얘기였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첨단 기술 확보는 협력사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검토부터 승인 및 도입까지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하다는 게 장점일 수 있다. 복잡 다단한 이해관계와 승인 프로세스가 얽혀있는 '굼뜬' 조직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시대에 뒤처지기 십상이다. 대형 완성차들이 보고체계 단순화 등의 업무 효율화를 지속 추진하는 이유다.

이 관계자의 말은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한다는 점에서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낙숫물'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곽 회장은 KG모빌리티 공장 생산능력(CAPA)의 한계를 감안,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려한 선을 탈피한 '정통 SUV' 디자인 적용, 픽업트럭 상품성 강화, 베트남·사우디 KD 협력사업,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통한 동남아 전기버스 시장 진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때문에 KG모빌리티가 장시간 지적받아온 늦은 전기차 전환도 우려할 일이 아닌 듯하다. 기술 협력을 앞세운 전동화는 차츰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KG모빌리티는 2021년 BYD와 전기차 배터리 개발 계약 및 배터리 팩 자체 생산을 위한 기술 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협업의 결과물은 올 하반기 출시될 '토레스 EVX'다. 이 모델은 오프로드와 전기차 감성을 적절히 배합한 차별화된 차량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토레스 전기차로 불리는 만큼 토레스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토레스 EVX뿐만이 아니다. 최근 KG모빌리티는 2025년까지 전기차 4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알렸다. 전기 픽업 'O100', 구형 코란도를 닮은 'KR10' 전기차 모델, 전용 플랫폼이 적용되는 'F100' 등을 포함해서다. 더불어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 자율주행,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 시스템 분야도 빠르게 기술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KG모빌리티는 일명 '르쌍쉐'로 불리며 국내 '중견 3사'로 한 데 묶인다. 하지만 국내에서 전기차를 직접 생산한다는 점에서 나머지 두 업체와는 분명히 구별된다. KG모빌리티가 국내 전기차 전환을 견인 중인 현대차·기아와 함께 시장 볼륨을 키우고 관련 인프라와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활발히 뛰어들 날을 상상해 본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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