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어부터 페인트까지”…산업계에 부는 ‘펫휴머니제이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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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어부터 페인트까지”…산업계에 부는 ‘펫휴머니제이션’ 열풍
  • 김원빈 기자
  • 승인 2023.05.03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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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0명 중 3명은 ‘반려인’…작년 반려동물 산업 4조원 규모 육박
펫 전용 드라이어·맞춤형 수납장…산업계, 이색 제품 출시로 ‘시선몰이’
반려인이 크게 증가하자 관련 산업의 성장세도 큰 폭으로 확대하고 있다. 신일의 하이브리드 스탠딩 드라이어. 사진=신일 제공
반려인이 크게 증가하자 관련 산업의 성장세도 큰 폭으로 확대하고 있다. 신일의 하이브리드 스탠딩 드라이어. 사진=신일 제공

매일일보 = 김원빈 기자  |  ‘펫휴머니제이션’이 반려동물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펫휴머니제이션은 펫(Pet)과 인간화(Humanization)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마치 가족의 인간 구성원 중 하나로 인식하는 사회적 추세를 의미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계는 날로 성장하는 반려동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실제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인’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29.7%에 육박했다. 이는 약 1448만명 수준으로, 국민 3명 중 1명은 가정내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도 성장세에 기여하고 있다. 반려동물용품 전문점을 찾은 40대 A씨는 “이전의 경우 ‘굳이 반려동물용품을 사야하나’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라면서 “최근에는 워낙 맞춤형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에 반려동물 관련 산업의 성장세도 점증하고 있다. 지난 2010년대 1조원대에 불과하던 국내 펫 시장은 작년 4조원대에 진입했다. 최근에는 단순 반려용품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과 관련한 각종 서비스와 개인화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일의 ‘하이브리드 스탠딩 드라이어’는 대표적인 반려동물 맞춤형 상품이다. 신일은 반려동물이 인간에 비해 소리에 민감하다는 점에 착안해 해당 제품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개의 경우 6만5000헤르츠(Hz)까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등 인간에 비해 청력이 크게 뛰어나다. 고양의의 경우 높은 주파수의 소음에 예민하다.

이에 신일은 해당 제품에 저소음 ‘펫케어 모드’를 탑재했다. 반려동물의 건강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한 최적의 주파수 구간을 찾아 평균 41.8데시벨(dB)의 저소음을 구현했다. 또 거치가 자유로운 투인원(2in1) 형태를 적용했다. 건조 시 고정이 어려운 반려동물의 움직임을 고려해 편의성을 증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려동물의 피부를 고려한 전용 페인트도 출시됐다. 삼화페인트는 반려동물이 인간에 비해 체구가 작고, 피부 표피층 두께가 사람보다 얕아 일반적인 거주 환경에서 피부 질환이 잦게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삼화페인트는 반려인의 요구를 반영해 반려동물 제품 인증(Pet Product Safety Certification)을 취득한 페인트 24종을 출시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수납장과 반려동물의 놀이공간을 결합한 가구 제품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일룸은 반려동물 중 고양이가 특유의 사냥 습성으로 높은 곳을 선호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많은 반려인들이 한정적인 거주공간으로 인해 ‘고양이를 위한 높은 장소’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공략했다.

일룸의 ‘캐스터네츠 클로캣’은 수납장에 고양이의 휴식 공간이자 놀이터인 ‘숨숨집’과 ‘캣타워’를  접목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인테리어 수납장이라는 기본적인 틀에 클로캣 상단·측면·문에 이동통로를 만들어 고양이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선반에는 물결형 디자인을 가미해 고양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관련 용품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색용품’ 중 하나였지만,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라면 ‘생필품’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라며 “그 특성상 특정 분야의 산업군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후에도 시장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업의 입장에서도 자사의 기존 제품과 아이디어를 새로운 시장에 다시 활용해 접목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이라면서 “여기에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는 ‘친소비자적 행보’ 역시 강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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