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호 한 달 만에 '휘청'…전문가들 "당원 100% 태생적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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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호 한 달 만에 '휘청'…전문가들 "당원 100% 태생적 한계"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3.04.0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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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한 달 만에 당 지지율 38%→32% 폭락
김재원·조수진 당 지도부 잇단 설화에 4·5 재보궐 패배까지 겹쳐
전문가들 "민심 아닌 당심만 바라봐…김 대표 존재감 없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체제가 출범한 달 만에 '내우외환'에 휩싸이며 휘청거리고 있다. '친윤계' 일색인 당 지도부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이 나왔고, 여기에 '밥 한 공기 다 먹기' 수준의 황당한 정책까지 겹쳤다. 여기에 4·5 재보궐선거에서 텃밭인 울산까지 더불어민주당에 빼앗겼다. 그 사이 당 지지율은 30%대 초반까지 곤두박질쳤다. 전문가들은 애초 '당심 100%'로 뽑힌 김기현 체제의 태생적 한계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6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4월 1주 차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에서 1%p 떨어진 32%를 기록했다. '김기현 체제'가 출범한 3월 2주 차부터 꾸준히 우하향 추세다. 3월 2주 차 38%에서 3월 3주 차 34%로 급락했고, 이후 5주 차 33%, 4월 1주 차에 32%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민주당은 32%에서 33%로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4월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응답률 9.1%, 95% 신뢰수준±3.1%p, 그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지지율 급락의 배경에는 당 지도부의 잇따른 '실언 논란'이 있다. 새 지도부가 꾸려지자마자 김재원 최고위원이 3월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한 주일예배에 참석해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 수록을 반대한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또 지난 4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제주 4·3 추념식 불참한 것으로 변호하며 "4·3 기념일은 (3·1절, 광복절 등 국경일보다)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고도 말해 파장이 일었다.

김 최고위원이 4월 한 달 자숙하겠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어 당 민생특별위원회 '민생 119' 위원장인 조수진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다 먹기' 발언이 터졌다. 해당 발언 역시 윤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변호하는 과정에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를 정책으로 논의했다는 사실을 언급해 당 안팎에서 질타받았다. 조 최고위원은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발언의 진의를 왜곡해 선전 선동을 벌이는 것에 유감"이라며 반발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하지만 여당의 민생특위에서 논의했다는 정책 수준으로 황당하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4·5 재보궐 선거 결과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모양새다. 당 텃밭이자 김 대표의 지역구인 울산에서 민주당 구의원 후보와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재보궐 선거가 윤석열 정부 집권 2년 차인 동시에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 열렸기 때문에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사실상 내년 총선 준비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김 대표가 선거 다음 날 회의에서 "당을 이끌어가는 주요 구성원들이 국민과 당원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언행을 하는 일이 최근 빈발하고 있다"며 "당 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 이 시각 이후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당을 부끄럽게 만드는 언행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당 대표에게 주어진 권한을 보다 엄격하게 행사하겠다"고 말한 것도 작금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은 애초 김기현 체제의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원 100%'로 선출된 '친윤계' 당 지도부인 만큼 실언을 견제할 내부 목소리가 나오기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심과 당심이 괴리된 상태에서 당심 100%로 친윤계의 지지를 받아 탄생한 지도부이기 때문에 민심이 아닌 당심, 특히 강경 보수 당원들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며 "당원들에게 박수받을 만한 발언만 하려니까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이 나오는 것이다. 당원 100%라는 태생적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 지도부의 막말과 실언은 당에 더 큰 흠집을 내는데, 김 대표가 이마저도 제대로 컨트롤할 능력이 안 된다. 영도 안 서고 존재감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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