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칩스법, 반도체 산업의 ‘우산’ 돼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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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칩스법, 반도체 산업의 ‘우산’ 돼주길
  • 여이레 기자
  • 승인 2023.04.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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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여이레 기자
산업부 여이레 기자

매일일보 = 여이레 기자  |  전 세계에 불어닥친 반도체 불황에 이어 미ㆍ중 반도체 공급망 갈등이 한국 기업에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상황 속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K칩스법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기업이 설비투자를 할 경우 세액 공제 비율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인 세액공제율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경우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시설투자 세액 공제 25%, 대만의 연구개발비 세액 공제 25% 등과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보조금을 신청할 미국 투자 반도체 기업에 390억달러(약 50조원), 연구개발(R&D) 분야에 132억달러(약 17조원)를 지원할 계획을 밝히면서 △경제·국가안보 △상업적 타당성 △재무상태 △투자이행 역량 △인력개발 △그 외 파급효과 등 다소 까다로운 보조금 지급 조건을 제시했다. 

이어 상무부는 반도체 보조금 신청 절차 세부 지침을 통해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이 예상 현금 흐름 등 수익성 지표를 제출할 때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산출 방식을 검증할 수 있는 엑셀 파일을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상 수율은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영업기밀로 분류된다. 상무부는 제출하는 엑셀 파일에 반도체 공장의 웨이퍼 종류별 생산 능력, 가동률, 예상 웨이퍼 수율, 연도별 생산량 등의 수치를 포함하도록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의 경영 자율성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아진데다가 첨단 반도체 기술이 유출될 위기까지 떠안게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년간 대중 반도체장비 수출통제 유예조치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오는 10월 이는 종료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출통제 유예조치를 두고 미국 측에 재승인을 요청하면서도 유예조치 종료 등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사업계획을 거듭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반격도 매섭다. 중국 정부는 최근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이같은 중국의 행보는 미국 및 우호국들이 대중국 수출 통제 수위를 높이지 못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마이크론에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노릴 것이라는 우려 섞인 의견도 제기된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세액공제율이 1% 포인트 오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10대 반도체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3600억원 줄어든다고 추산한 바 있다. 내년 반도체 업계가 3조6500억원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K칩스법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반도체 업계의 ‘우산’ 역할을 해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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