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태영호·조수진…與 최고위원 잇단 실언에 총선 위기론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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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태영호·조수진…與 최고위원 잇단 실언에 총선 위기론 제기
  • 이진하 기자
  • 승인 2023.04.05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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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잇단 실언에 한 달간 공개행보 중단
태영호 '4·3' 논란에 조수진 "밥 한 공기 비우기 캠페인"까지 
김기현 "눈살 찌푸리게 해 유감…기강 세울 것"
홍준표 "총선 앞두고 더 큰 위기 올 수도" 경고
김재원 최고위원(왼쪽부터)과 태영호 최고위원이 잇따른 극우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재원 최고위원(왼쪽부터)과 태영호 최고위원이 잇따른 극우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으나, 최고위원들의 잇단 실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당대회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내년 총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론도 나온다. 

5일 민생특별위원회 '민생119' 위원장을 맡은 조수진 최고위원이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의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캠페인을 제안했다. 

조 최고위원은 "지금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 아니냐"며 "여성은 다이어트를 위해 밥을 잘 먹지 않는 분이 많은데, 다른 식품과 비교해 오히려 밥이 칼로리가 낮지 않나. 이런 점을 적극 알려 국민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이 발언은 당내서도 논란이 일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쌀값이 떨어져 걱정이 태산인데 조 최고위원의 실언은 농민들 억장을 무너지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곡관리법 대책이란 정치의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잇따른 극우 발언으로 공분을 산 점을 반성하는 의미로 한 달간 공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김 최고위원는 지난 4일 김 대표에게 4월 한 달 동안 최고위 참석이나 언론 인터뷰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김 대표는 김 최고위원에 관해 "당 대표로서 김재원 최고위원 발언에 매우 큰 유감의 뜻을 전했다"며 "오직 민생을 살피고 돌봐야 할 집권 여당의 일원이 불필요한 분란을 야기하며 국민과 당원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는 더 이상 허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로서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언행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묻고 당의 기강을 바로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김 최고위원 실언에 경고의 뜻을 보였다. 

조수진 최고위원이 5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캠페인'을 제안해  당내에서 논란이 일었다. 사진=연합뉴스
조수진 최고위원이 5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캠페인'을 제안해 당내에서 논란이 일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극우 전광훈 목사의 교회인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넣을 수 없다"며 "(전라도 표심을 위한 것이란 취지로)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며칠 뒤 미국에서 열린 강연에서 김 최고위원은 "전광훈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해서 요즘은 그나마 우파 진영도 민주노총에 대항하는 그런 활동무대가 됐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지난 3일에는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4.3 기념일은 3·1절과 광복절과 다르게 격이 낮은 추모일인데 무조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 대는 자세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당내에서 제명 요구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최고위원을 지칭하며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하라"고 저격했다. 그러면서 "최고위 출석정지, 언론, 방송 출연 정지라도 시켜라. 그것도 안 하면 당지도부 무용론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최고위원도 제주 4·3사건에 망언을 일삼았다. 지난 2월 당시 태 최고위원 후보는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제가 북한에서 와서 잘 안다. 나는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후 주변에서 사과하라고 했으나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며 거부했고, 지금까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를 향해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컨벤션 효과로 당 지지율이 급등하는데, 우리 당은 왜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있나"라며 "소신과 철학 없이 무기력하게 줏대 없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총선을 앞두고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대표는 홍 시장의 잇따른 쓴소리에 "지방자치행정 맡은 사람은 이에 더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맞섰다. 

김 대표 체제 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줄곳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매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리얼미터에 따르면 3월 2주차에 41.5%로 전주 대비 2.8%포인트 감소했고, 이후 3월 3주차에 37.0%, 4주차에 37.9%, 5주차 37.1%를 기록하면서 4주 만에 4.4%포인트가 감소했다. 

2030대 국민의힘 지지율은 더욱 심각하다. 3월 1주차 20대 지지율은 41.3%에서 2주차 34.8%, 3주차 33.1%로 3주 만에 8.1%포인트가 빠지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30대는 3월 1주차에 40.9%에서 3주차에 27.%로 무려 13.4%포인트 감소해 역시 큰 격차를 보였다(3월 13~17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18세 이상 2505명, 응답률 3.2%, 95% 신뢰수준 ±2.0%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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