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들쭉날쭉 기준에 페이코인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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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들쭉날쭉 기준에 페이코인 날벼락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3.04.04 17: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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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금융증권부 기자
이보라 금융증권부 기자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페이코인이 결국 거래소에서 퇴출됐다. 며칠 전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닥사는 페이코인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닥사는 “국내 결제 사업 중단으로 급격한 사업 변동이 발생해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사유를 밝혔다. 업비트는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하고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완료하지 못하는 등 유의 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닥사의 결정은 금융당국의 압박 탓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당국이 꾸준히 페이코인에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위는 페이코인 운영사 페이프로토콜에 자금세탁 문제를 포함해 가상자산 결제서비스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고 가상자산 거래업자로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페이코인 유통량에도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최근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에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명계좌 발급이 쏠리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페이코인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상자산 결제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페이코인으로 결제하면 가맹점에 원화를 정산하는 구조다. 페이코인은 이번 닥사의 조치가 형평성이 떨어진다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페이코인은 유통량 7억개의 이용 내역도 적극 소명했다. 계속되는 금융당국의 눈총에 최근 자체발행한 코인이 아닌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것으로 사업 구조를 변경했다. 페이코인은 실명계좌를 논의 중이었던 은행과는 사업 구조 변경에 따라 새롭게 협의해야 해서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올 초 페이코인이 전북은행과 실명 계좌 협약이 성사될 것이라는 얘기가 무성했다. 고팍스에 실명계좌를 내준 전북은행은 페이코인에도 호의적인 입장을 내비췄다. 현재 지방은행은 미래 먹거리가 간절한 상황이다. 업비트와 계약을 맺은 케이뱅크가 큰 폭으로 성장했듯이 가상자산 거래소와 손을 잡으면 신규 거래 고객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코인 투자자 특성상 젊고 수도권에 거주하는 고객일 확률이 높아 미래 고객 유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다른 지방은행인 광주은행은 한빗코, 대구은행은 캐셔레스트 또는 플랫타와 실명계좌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하나 오락가락한 기준은 오히려 피해를 유발한다. 뒤늦게 제재에 나선 금융당국의 태도는 페이코인뿐 아니라 가상자산 사업자나 투자자 등에도 큰 혼란을 야기했다. 당국은 꾸준히 가상자산사업의 규제에 관여하고 있지만 규정을 만드는 데는 미적대고 있다. 가장 상위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은 몇 년 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토큰증권을 활성화하겠다며 STO 가이드라인도 발표했으나 코인의 증권성 조차 제대로 정의되지 않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닥사가 상장과 상장폐지 기준을 투명하게 제시하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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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길 2023-04-04 18:48:03
코인은 사기다..돈벌기 위해 증권을 가장한 그냥 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