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출렁이는 아파트 매매가격… 현장에선 “집값 반등은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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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렁이는 아파트 매매가격… 현장에선 “집값 반등은 착시”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3.04.02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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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및 전국 집값 전반적인 하락 추세 이어져
“거래량 급등, 일부 단지 집값 상승은 반등 착시일 뿐”
지난달 서울을 비롯해 전국 집값이 전반적인 하락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서울을 비롯해 전국 집값이 전반적인 하락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서울 송파구 잠심동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완화로 매매 문의가 늘었고 실제 급매물 위주로 거래라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집값 반등이 이뤄졌다고 보기엔 상승 거래된 매물이 극히 일부고 아직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않아서 더 지켜봐야한다”면서 “몇몇 아파트 단지에서 나온 최고가 거래 등이 집값 반등 착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을 비롯해 전국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전방위 규제 완화 효과로 2월부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며 매수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시장금리가 여전히 높은 데다 경기둔화도 우려돼 앞으로 집값 하방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KB부동산의 3월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는 95.1로 작년 7월(100.9)부터 이어진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택전세가격 종합지수도 93.1을 기록하며 전달(94.0)보다 떨어졌다. 전국 주택 평균매매가격은 4억4988만원, 중위가격은 3억1344만원으로 각각 전달보다 하락했다. 반등 기미를 보이는 듯했던 서울 아파트값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2억972만원으로 2월 12억2482만원보다 줄었고, 중위가격도 9억7500만원으로 더 내려갔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10억1333만원으로 10억선을 유지하다 지난달 9억9333만원으로 떨어진 이래 추가 하락한 것이다. 서울 강남 11개 구 아파트 중위가격은 11억8667만원으로 전월(12억500만원) 대비 1833만원 하락했다.

아파트 중위가격은 주택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 위치하는 가격을 의미한다. 최저, 최고값 변동에 크게 좌우되는 평균가격보다 시세 흐름을 판단하는 데 적합하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2021년 4월 12억원대에 돌입한 뒤 15개월 연속 상승하며 작년 7월 13억3147만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8개월 만에 1억4480만원이 떨어졌다.

서울의 경우 지난 2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2448건으로 2021년 10월 이후 다시 2000건대를 회복하면서 숨통이 트이는 듯했지만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한 가운데 전반적인 가격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치가 오른 건 KB의 부동산 매매·전세전망지수뿐이다.

KB는 전국 매매가격전망지수를 전달 75.7에서 80으로, 전세가격전망지수는 77.3에서 82.3으로 올렸다. 다만 가격전망지수는 0~200 범위 이내에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 비중이 높다는 의미로 여전히 하락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마디로 지수만 상승 중이다.

집값 상승 거래가 취소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면적 137㎡는 올 1월 33억원에 거래된 뒤 두 달 만에 취소됐다. 서초구 반포동 레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도 1월 30억원, 2월 31억5000만원 거래됐지만 1월 거래는 3월 초에 취소됐다.

서초구 반포동 일대 B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가격이 올라 거래되는 경우 가운데 다시 거래가 취소되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 거래된 매물 가운데 내부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모두 마친 매물이 조금 높은 가격에 거래되거나 대형 평수 일부를 제외하면 상승 거래는 찾기 힘들다”며 “마치 다수의 거래가 상승거래인 것처럼 나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고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 등으로 당분간 집값이 급반등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이러한 시기에 실수요자의 경우 다시 집값이 반등한다고 생각하고 주택 매입을 서두르기보단 급매물 위주로 신중히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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