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토큰증권, ‘미래 먹거리’ 이름값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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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토큰증권, ‘미래 먹거리’ 이름값 할까
  • 이채원 기자
  • 승인 2023.03.28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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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증권업계의 토큰증권(STO) 사업 발 담그기가 한창이다. 

STO는 부동산과 미술품 등 실물 자산에 대한 권리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개념이다. STO는 지난해 4월 음악 저작권 조각투자업체 뮤직카우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증권성 판정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토큰증권’을 정의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이르면 내년 말에 시행할 예정이다. 지난 6일 열린 ‘제6차 민·당·정 간담회’에서 이윤길 금융감독원 팀장은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 규율체계 구축을 위해 세부심사 기준을 정비할 것이며 투자계약 증권·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자의 인허가 심사 기준, 영업행위 규칙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증권업계는 STO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조각투자사, 금융사 등과 손을 잡거나 협의체를 만들어 관련 시스템 구축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토큰증권을 통하면 증권 발행 및 유통이 효율화될 뿐 아니라 거래 자산 종류도 다양해져 고객들의 투자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토큰증권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더 많은 투자자를 모을 수 있다.

하지만 토큰증권이 ‘미래 먹거리’ 타이틀에 걸맞는 막대한 수익을 불러오지 못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대표적인 예로 이미 실물자산을 쪼개 판매해온 조각투자업체들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100만 회원을 지닌 뮤직카우의 경우 2021년 10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충족하고자 영업을 하지 못해 적자를 기록했다고 알려진다. 

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카사 코리아 역시 매출이나 이익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전해지며 미술품 조각투자업체인 테사도 2021년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3억5000만원 가량이었다. 

결국 비트코인과 같이 세계적인 광풍을 일으킬만한 투자자산이 토큰증권을 통해 나오지 않는 이상 증권사들이 토큰증권 사업을 통해 얻을 것은 적지 않은 투자자 유입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이다.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증권사들의 노력에 실망스럽지 않은 보상이 따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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