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에너지·물가 폭탄에 韓경제 ‘비상’… 산업계·민생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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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에너지·물가 폭탄에 韓경제 ‘비상’… 산업계·민생 “암울”
  • 이용 기자
  • 승인 2023.10.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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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으로 국제 유가 불확실성 커져
한전·가스공사 “에너지 요금 인상 필요”
기업계 “11월 전망, 지난달보다 더 부정적”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올해 하반기 한국 경제 지표에 암운이 드리워 졌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국민들이 시름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한전 적자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경제적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은행 및 경제기관 등에 따르면, 한국 경제가 고물가, 고금리, 고비용 등 삼중고에 시달리면서 하반기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수출·수입 제품 물가가 석 달 연속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100)는 139.67로 8월(135.68)보다 2.9% 상승했다고 전했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지수는 7월(0.2%) 상승 전환한 후 석 달 연속 올랐다. 

통계청은 최근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7%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앞서 지난해 7월 물가 상승률은 6.3%에 도달한 뒤 올해 7월 2.3%로 내려왔다. 그러나 이후 석유류 가격의 낙폭이 작아지면서 두 달 연속 올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경기 흐름에 대해 사실상 경기 침체가 맞다고 인정했다. 이 총재는 지난 23일 한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 1.4%는 잠재성장률보다 낮고, 1%대 성장이 특별한 경우 말고는 없었던 것 같은데 경기 침체에 돌입한 것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현재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기 때문에 경기 침체기가 맞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도 정부는 하반기에는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입장이다. 한은은 현재 경기에 대해 “국내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다소 더딘 모습이나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완만한 개선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앞서 8월과 9월에 이어 이번 달에도 3개월 연속 경기 둔화 흐름이 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수출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좀처럼 내리지 않는 물가와 더불어 에너지 가격 인상이 기정 사실화된 만큼, 국민들과 산업계는 하반기에도 경기 개선을 체감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며 국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는 요금 인상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한전은 재정 건전화를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전기요금은 잔여 인상 요인을 반영한 단계적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원가주의에 기반한 요금 체계를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가스 요금도 오를 전망이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24일 국정감사를 통해 "가스요금 인상이 필요하다. 정부와 요금 인상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거듭되는 물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에 국민들과 산업계는 하반기 역시 암울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10월 98.1로 집계돼 지난달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이미 기업계는 당장 눈앞에 다가온 11월 경기 전망을 10월보다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1월 전망치는 지난달 대비 1.7포인트 하락한 90.1을 기록했다. BSI 전망치는 작년 4월(99.1)부터 기준선(100)을 20개월 연속 하회하고 있다. 20개월 연속 부진은 2021년 2월주 이후 최장기다.

부정적 평가의 주요 원인은 역시 중동발 유가 불확실성이다. 한경협은 “최근 국내 석유류 물가가 상승하는 추세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이란 등 산유국으로 확전될 경우 유가 급등에 따른 국내 물가 불안정, 제조원가 상승 등으로 제조업체 경기심리가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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