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디어로렌’ 이상훈 빌리코 대표…“아버지의 진심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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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인터뷰] ‘디어로렌’ 이상훈 빌리코 대표…“아버지의 진심을 담다”
  • 김원빈 기자
  • 승인 2023.02.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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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빌리코 대표 “디어로렌, 수익성 아닌 실제 효과 위해 탄생”
대형 제약·화장품업체 제안 고사…“양정호 앳홈 대표와 진정성 공유”
이상훈 빌리코 대표가 서울 송파구 소재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고효능 보습제 ‘디어로렌’ 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앳홈 제공
이상훈 빌리코 대표가 서울 송파구 소재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자리에서 고효능 보습제 ‘디어로렌’ 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앳홈 제공

[매일일보 김원빈 기자] 기업은 수익 창출을 존재 이유로 삼고 있는 집단이다. 그리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상품은 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촉매다. 그러나 상품에 수익 뿐만 아니라, 이름 모를 소비자를 생각하는 ‘진심’이 담긴다면, 그것은 상품(商品)이 아닌 명품(名品)으로 거듭난다.

아토피 등 복합성 건조피부염으로 고통받던 딸 로렌을 위해 고효능 보습제 ‘디어로렌’을 개발한 이상훈 빌리코 대표. 서울 송파구 소재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자리에선 ‘소비자를 향한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지난 2016년 바이오 벤처기업인 빌리코(BILICO)를 창업했다. 미국 공인회계사로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KPMG 등에서의 근무 경력을 지닌 이 대표는 2015년 대형 제약사 투자팀에서 인수합병(M&A)를 검토하던 업체로 이직한 뒤, 해당 업체 개발자 등과 합심해 현재의 빌리코를 창업했다. 2018년에는 중국시장에 건조피부를 위한 디어로렌을 출시하고 롯데·신세계·신라면세점 등에도 입점한 바 있다. 현재는 홈라이프 솔루션 기업 앳홈과 손잡고 빌리코의 도약을 위한 힘찬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

“효능과 진심을 한 곳에”…딸 위해 태어난 ‘디어로렌’

“디어로렌으로 건조피부의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이 대표는 바이오 벤처기업을 운영하며 가장 기쁨을 느끼는 순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실제 디어로렌(Dear Lauren)은 이 대표의 둘째 딸인 로렌이 앓았던 심각한 건조피부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됐다. 제품 개발 동기에서 이미 가족을 향한 이 대표의 ‘진심’이 담긴 것이다.

로렌은 본래 건조피부 증세가 없었지만,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에폭시 작업에서 발생한 독성물질이 기제가 돼 증상이 발현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당시 3살에 불과했던 딸 로렌이 겪는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 투자를 감내하며 디어로렌을 개발했다.

디어로렌에는 빌리코의 핵심 기술인 ‘스마트 나노 비클(Smart Nano Vehicle)’이 적용돼 있다. 이 기술은 최적화된 캡슐 크기로 원료의 효능을 보존하고 표적 피부세포에 정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빌리코의 독자 기술을 적용한 △순수 아쿠아타이드 △상피세포성장인자(EGF) △순수 비타민E를 포함했다. 순수한 아쿠아타이드를 독자기술로 가공해 사용하고 순수 비타민E를 사용한 화장품은 국내에서 디어로렌이 유일하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제품의 ‘수익성’만을 보고 값비싼 원료의 효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단언했다. 그는 “대기업에서는 고가의 원료, 가공비 등으로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디어로렌과 같은 제품을 만들지 못한다”며 “원가를 낮추고, 공정을 개발해 가격을 낮추려는 노력을 지속하겠지만, 세상의 모든 ‘로렌’들이 건조피부를 잊고 편히 잠들 수 있을 때까지 실제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제품을 만들 것이다. 돈을 버는 게 주된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딸 향한 진심 담긴 ‘디어로렌’, 앳홈과 만나다

그간 빌리코에는 국내 유수의 제약·화장품 기업이 각종 제안을 하기 위해 찾아왔다. 스마트 나노 비클 등 빌리코가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기술 때문이다. 매력적인 제안 가운데 이 대표가 선택한 업체는 다름아닌 비교적 규모가 작은 ‘앳홈’이었다.

“‘부모님에게도 드릴 수 있는 제품’을 팔겠다는 양정호 앳홈 대표의 말에서 진심 어린 마음을 느꼈습니다.”

이 대표는 세계적 기술이 담긴 디어로렌을 앳홈과 함께 판매하기로 결심한 결정적 이유에 대해 양 대표의 진심을 꼽았다. 앳홈은 2017년 설립한 홈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1인 가구 가전 등이 큰 호응을 얻으며 크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앳홈은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 출시를 통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과거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를 하며 만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유사했습니다. 그런데 양 대표는 ‘도대체 돈을 벌려는 목적이 뭘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업을 운영하는데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함이 느껴졌죠”

상품 판매의 목적은 단순한 수익 창출 이상이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두 대표는 각자가 ‘잘하는 것’을 도맡아 디어로렌을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디어로렌에 관한 기술은 빌리코, 제품의 마케팅과 판매는 앳홈이 맡기로 한 것이다.

“논의 과정이 흔한 ‘거래’처럼 이뤄진 것이 아니라, 앳홈이 화장품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말을 듣고, 서로가 각각 기술과 판매 부분을 ‘도와주겠다’는 흐름 속에 성사된 측면이 강했습니다”

올해 1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한 빌리코의 디어로렌은 현재 앳홈과 함께 ‘더 많은 로렌’을 만나기 위한 예열(豫熱) 과정을 거치고 있다.

⃟“과학적 혁신 위해 규제 완화되길”…해외 진출 계획도

끝으로 이 대표는 국내 바이오 벤처의 과학적 혁신을 위해 구(舊)시대적 규제가 일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규제로 빌리코의 실력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게 가장 아쉽습니다. 일례로 화장품은 동물실험을 할 수 없습니다. 또 디어로렌 광고 문구에 ‘아토피’라는 단어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가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현 시점에서는 다소 의아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 대표는 동물실험 규제의 경우 어느정도 타당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빌리코의 목표로 △디어로렌 라인업 확장 △미국·아프리카 지역 진출 등을 꼽았다.

이 대표는 “현재 출시된 디어로렌의 효능까지는 필요하지 않은 일반 소비자를 위한 라인업 출시도 생각 중”이라며 “시장성을 조금 더 확장할 수 있는 파생 제품을 개발해 마트 등 다양한 유통 채널로 판매하고자 구상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끝으로 “흑인들이 체질상 피부 문제를 많이 겪고 있는데, 이들에게 디어로렌을 선보일 수 있도록 다양한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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