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서울 규제지역 해제… 무엇이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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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서울 규제지역 해제… 무엇이 달라지나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3.01.05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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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세 등 세금 부담 줄고 대출 70%까지 확대
실거주 의무 사라지고 전매제한 기간 줄어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와 주택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와 주택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서울 대부분이 6년여 만에 규제지역에서 풀리면서 부동산 매수 심리에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21개 구가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지난해 말 규제지역 해제에서 제외됐던 경기도 과천, 광명, 성남(분당구·수정구), 하남 등 4개 지역도 이번에 서울과 함께 규제지역에서 풀렸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해당 지역의 주택 매수관련 세금·대출 제한이 크게 완화된다. 따라서 규제지역 해제는 곧 부동산 거래 활성화의 지름길로 여겨진다.

비규제지역은 규제지역에서 비해 주택 구매와 보유 시 다주택자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세금이 줄어든다. 대출 범위도 크게 늘어난다.

취득세는 현재 조정지역 2주택이나 3주택자는 8%, 조정지역 3주택이나 4주택자는 12%를 부과받는다. 하지만 조정지역 해제에 따라 2주택자는 1~3%의 일반세율로, 3주택자는 4%, 조정지역 3주택이나 4주택자는 6%로 세금이 낮아진다.

1주택자가 양도세를 감면받기 위해서는 조정대상지역에서는 2년 보유,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워야 하지만 비규제 지역에서는 2년 실거주를 하지 않아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대출 허용 범위가 커진다. 조정대상지역에서 50%로 적용되던 LTV·DTI 규제가 각각 70%와 60%로 완화된다.

LTV 70%는 집값의 70%를 대출가능하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시가 9억원의 주택을 담보로 한다면 비규제지역은 LTV가 70%이므로 6억 3000만원, 규제지역은 4억 5000만원(9억x0.5)이다.

정부는 아울러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분양가 상한제도 해제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에는 다른 지역보다 긴 전매 제한 및 실거주 의무 기간이 부과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해제됨으로써 수도권 지역 전매 제한 기간은 최대 10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고, 비수도권 지역은 최대 4년에서 1년으로 완화된다.

이밖에 정부는 1분기에 분양가와 관계 없이 모든 분야 주택 구매시 중도금 대출을 허용키로 했다. 현재는 분양가가 12억원 이하인 주택만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다.

2월까지는 분양가와 관계없이 특별공급이 가능하도록 하고, 1주택자가 청약에 당첨될 경우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의무도 없애겠다고 밝혔다. 규제지역에서 7~10년이던 청약 재당첨 제한도 사라졌다. 또 주택 소유자도 무순위 청약 신청이 가능해진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서울 일선 공인중개사업소는 부동산 관련 문의가 크게 늘었다.

노원구 한 공인중개사는 "당장 매수 문의보다는 규제완화 내용과 효과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대출이 크게 허용되고 전매제한도 완화돼 일반매수는 물론 청약 문의도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연착륙을 노리는 정책효과가 당장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매수 대기자들 사이에서는 아파트값이 덜 내려갔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고, 무엇보다도 연 8%를 목전에 둔 주택담보대출 이자 금리가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규제 완화에도 금리 부담으로 매수를 망설이는 현상이 지속되는 셈이다.

강동구 한 공인중개사는 "한국은행이 상반기에도 한두차례 금리를 인상한다고 하는데 매수 문의는 오지만 사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은 없다"며 "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신호가 나와야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수세가 바로 살아나지 않는 데 비해 기존 집주인들의 가격 방어 현상은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 곳곳에서 매물 가격을 내려오던 집주인들은 정책 발표 이후 집값을 다시 올리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없는 주택 매물을 내놓은 경우 급하게 팔 이유가 없어 조금이라도 더 받고 팔겠다는 욕구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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