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조짐에 답없는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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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 조짐에 답없는 부동산 시장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10.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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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 없으면 매매 물론이고 전셋집도 구하기 어려워져
대출 한도 줄어드는데 금리는 인상… 부동산 양극화 심화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본 도심 위로 파란 가을 하늘이 펼쳐져 있다.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본 도심 위로 파란 가을 하늘이 펼쳐져 있다.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금융당국이 오는 26일 추가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는다. 대출 한도 축소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번 대책은 금리 상승과 맞물려 부동산 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의 급등세로 매매와 전세를 막론하고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는 거래 자체가 불가능해 보여서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1.6으로 지난주(101.9)보다 0.3포인트 내려 6주 연속 하락했다. 아직은 매수심리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대출규제 강화 등에 따른 수요자들의 불안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 시장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2.3으로 지난주보다 0.6포인트 낮아지면서 6주째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매맷값과 전셋값 역시 대체로 지난달보다 상승세가 축소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와 같은 이상 징후들이 포착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문제는 가격이 일정 수준으로 하락한다고 해도 대다수 실수요자는 여전히 대출 없이 집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가 부동산 양극화를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종국엔 대출규제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이른바 ‘현금 부자’만 부동산을 사고팔 수 있게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강남3구는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와 달리 오히려 집값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강남구(0.23%→0.24%), 송파구(0.22%→0.25%), 서초구(0.21%→0.23%) 등 강남3구는 전주보다 상승폭이 커지면서 우려의 시각이 단순 기우에 그치지 않다는 것을 방증했다.

전세도 문제다. 금융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전세대출 규제를 포함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전세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거나 한도를 일부 줄이는 방식으로 사실상 규제를 강화할 것이 유력하다.

전세대출 급등을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달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지만, 무주택자들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전세대출은 신용대출 등과 달리 비교적 용도가 뚜렷하고 실거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보니 규제를 가하면 실수요자의 피해를 겪을 수밖에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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