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제한 역설' 저신용자 대출 더 위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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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제한 역설' 저신용자 대출 더 위축된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1.07.0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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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고신용자 대출 늘고 저신용자 대출 19.6% 줄어
한은도 "최고금리 인하시 금융불균형 심화" 경고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지난 3년 여간 고신용자 대출이 연평균 13.3% 증가한 반면, 저신용자 대출은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오는 7일 시행되는 최고금리(연 24%→20%) 인하를 앞두고 저신용자 대출이 더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급전이 필요한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이 돈을 빌리는 것 자체가 어려워 지면서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가계의 신용대출이 14.4% 늘어난 가운데, 고신용자 대출은 19.6% 늘어난 반면 저신용자 대출은 9.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차주 신용도별로 차이가 컸다. 같은기간 중신용자는 10.4% 증가했다. 고신용은 NICE신용정보 신용점수 기준으로 신용점수 840점 이상, 중신용은 665점 이상 839점 이하, 저신용은 664점 이하를 말한다.

채무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저신용 차주들이 돈을 빌리지 못하고 있는 현상은 2020년 코로나19 이후 더 두드러지고 있다. 2018년 3분기만 해도 저신용자의 신용대출 증가율은 2.9%로 중신용자(2.6%) 보다 오히려 높았다. 
고신용자(9.5%)와 비교해도 격차가 크지는 않았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 0.75%로 내리고, 같은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낮춘 뒤 13개월 간 유지해 오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고신용자만 저금리 혜택을 누려왔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했던 지난해 2분기에는 저신용자의 신용대출이 10%나 감소했다. 또 3분기(-7.9%), 4분기(-10.7%) 등으로 나타나 높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고신용자는 지난해 1분기 13.1%에서 2분기(14.9%), 3분기(19.3%), 4분기(21.2%) 등으로 두자릿 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고신용자는 2017년 이후 신용대출이 연평균 13.3% 증가한 반면 저신용자는 3.7% 감소했는데 저금리 지속 등으로 차입여건이 개선되면서 중·저신용 차주의 상당수가 고신용으로 이동한 영향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러한 고신용 차주 증가 효과에 더해 1인당 대출규모의 증가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7년 이후 1인당 대출잔액 추이를 보면 고신용자의 경우 43.7% 증가한 반면 저신용자는 6.9% 증가에 그쳤다.

대출 규모로 살펴봐도 차이가 컸다. 1분기 말 전체 가계 신용대출 규모 304조7000억원 가운데 고신용 차주 수가 전체의 54.3%를 차지하는 반면 대출잔액은 이보다 높은 64.2%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저신용 차주 수는 전체의 12.3%에 그쳤다. 대출잔액 기준으로 보면 이보다도 더 낮은 7.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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