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영끌에 서울 집값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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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영끌에 서울 집값 ‘고공행진’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1.06.2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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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노원구 등 중저가 재건축 단지 몰려
보궐선거 후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기대
3040이 서울 집값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바라본 강북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3040이 서울 집값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바라본 강북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3040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신조어)이 서울 집값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노원구 집값은 전주 대비 0.25% 상승했다. 이어 서초구(0.19%)와 송파구(0.16%), 강남·마포·동작구(0.15%)에서도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지역은 4·7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시장이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언한 지역이다.

3040의 매수세가 주효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살펴보면 전체 거래량(2만69건) 가운데 30대 매입 비율이 36.6%(7358건)에 달했다. 40대도 26.6%(5340건)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3040이 주요 매수층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전체적으로 30대가 매수를 주도하고 있지만 집값이 높은 강남·서초·송파·용산·강동·양천·광진구 등에서는 40대의 매수세가 강했다. 반면 노원구 등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30대가 압도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특히 30대가 주도하고 있는 노원구는 최근 들어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진 지역이다. 노원구는 2·4 공급 대책이 발표될 때만 하더라도 주간 상승률이 0.09%에 불과했다. 하지만 4·7 재보궐 선거를 기점으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상승률을 넘어서더니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이 됐다.

압구정·여의도·목동 등과 달리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에서 제외된 데다 재건축 단지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는 점이 매수세를 부른 것이다. 실제 지난 5월 기준 노원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660만원으로 서울지역 평균(9억1712만원)에 비해 현저히 낮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30대의 경우 사회에 진입한 지 얼마 안 돼 자본 축적이 미미하다”면서 “빚을 내거나 전세를 끼고 매입할 수 있는 재건축이나 재개발 재료가 있는 아파트를 찾다 보니 노원구 등 중저가 단지가 많은 지역으로 쏠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3040의 영끌로 이어졌다. 최근 몇 년간 집값이 급등해 기대 이익이 높은 상황 속에, 오 시장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젊은층의 매수 욕구를 자극한 것이다.

재건축 단지가 지닌 인프라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준공된지 30여년이 지난 아파트는 교통·교육·문화 등 생활 인프라가 탄탄하다. 여기에 가점 위주의 청약제도로 젊은층의 당첨이 어렵다는 점도 재건축 단지가 각광받는 배경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개발 기간의 장기화 등 재건축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한다”면서도 “언젠가는 개발돼 기대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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