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銀 매각 흥행 부진·노조 반발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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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銀 매각 흥행 부진·노조 반발 이중고
  • 황인욱 기자
  • 승인 2021.06.0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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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매각 인수 의향자 보이지 않아
노조 반대 분리 매각 선회도 난항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창구.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창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매각 논의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인수 의향자가 보이지 않는 데다 부분 매각을 노조가 반대하고 있어서다. 그러는 사이 부실율도 커지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이날 국내 소매금융 철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2차 이사회 소집했다. 잠재 매수자 현황을 보고하고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 출구전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매각 논의는 진작에 끝났어야 했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31일까지 인수 의향서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마땅한 인수사가 나타나지 않자 일정을 이사회 직전까지 미뤘다.

씨티은행은 최우선순위로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대출 등 소매금융 부문의 통매각을 설정했다. 이를 위해 그룹 내 인수합병(M&A)팀과 국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CGMK) 2곳을 통해 인수 의향서를 받았지만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가능성은 남아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가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지방금융지주 등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씨티은행이 WM·신용카드 사업 등을 분리 매각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통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결국 분리 매각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분리 매각도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 반대가 거세기 때문이다. 씨티은행 노조는 ‘졸속 부분 매각 또는 자산 매각 결사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차라리 코로나19 상황 이후 안정적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매금융 매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데 부실율은 커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6개 시중은행(신한·우리·SC·하나·씨티·국민) 중 씨티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높았다. 씨티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0.58%를 기록했다. 총 여신 24조4000억원중 약 1415억원 규모의 부실 발생한거다.

씨티은행은 매각 여건을 좋게 하기 위해, 영업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부채를 줄이고 기존 고객 이탈 방지와 신규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씨티은행은 ‘씨티 리워드’ 카드의 발급을 중단하고 혜택을 줄인 새 카드를 내놓기로 했다. 기존의 씨티 리워드 카드는 적립 한도 없이 결제액에 따라 일부 영역에서 4~20% 포인트를 쌓아줬다. 소비자에게 이익이 큰 만큼 카드에는 손실이 컸다.

씨티은행은 대출상품의 금리를 전반적으로 인하했다. 고신용자를 붙잡기 위해 지난달에만 신용대출 금리를 두 차례 내렸고 전문직 대상 금리도 0.05%포인트 인하했다. 1000만원 이상 고액 예금에는 최대 연 2%의 특별금리를 주는 특판도 진행 중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른바 ‘체리 피커’ 고객은 일부 떠날 수 있지만 씨티카드의 부채를 줄이는 게 더 우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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