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팀, ‘물이 풍부한 외계 행성’ 내부 구조 모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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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연구팀, ‘물이 풍부한 외계 행성’ 내부 구조 모델 제시
  • 최재원 기자
  • 승인 2021.05.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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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맨틀 내 물층과 암석층 사이 ‘흐린 경계부’ 밝혀내
물이 풍부한 외계 행성 내부 구조를 형상화한 그림. 맨틀 내부의 물층(파란색)이 암석층(갈색)과 섞여 점진적인 변화를 보임. 사진=연세대 제공.
물이 풍부한 외계 행성 내부 구조를 형상화한 그림. 맨틀 내부의 물층(파란색)이 암석층(갈색)과 섞여 점진적인 변화를 보임. 사진=연세대 제공.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연세대학교는 자교 소속 이용재 교수 연구팀이 천왕성이나 물이 풍부한 외계 행성의 맨틀 내 바다에 다량의 광물질이 녹아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태양계 거대 얼음 행성이나 외계 행성의 새로운 내부 구조 모델을 제시했다. 천왕성과 같은 물이 풍부한 행성에 대한 기존의 내부 구조 모델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물 혹은 얼음층이 무거운 암석층 위에 경계면을 형성하며 분리돼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연구팀은 물 혹은 얼음층과 암석층의 경계부가 분명하게 분리되지 않고 광물질과 물이 섞여 있는 ‘흐린 경계부’가 넓은 영역에 걸쳐 분포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아스트로노미’에 게재됐다.

최근 천문 관측 기술의 발전으로 우주에는 수많은 별과 함께 행성이 존재함이 밝혀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외계 행성의 숫자는 약 4383개이며 이들 중 가장 높은 비율은 태양계의 천왕성이나 해왕성과 같이 물이 많은 행성들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물이 풍부한 외계 행성의 맨틀 층에 해당하는 높은 온도와 압력 환경을 만들고 이들 행성의 주요 구성 물질로 대표되는 감람석과 물과의 반응을 X-선 회절 자료를 통해 관찰했다.

그 결과 감람석을 구성하는 성분 중 마그네슘이 선택적으로 빠져나와 고온·고압 상태의 물에 녹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감람석은 규산염 광물로 전환이 되고 기존의 물과 감람석의 경계부는 성분의 점진적인 변화를 보이며 흐려지게 된다.

실험 결과에 의하면 감람석과 물의 반응이 가장 활발하게 관찰되는 조건은 대기압의 약 20만~40만 배 압력, 약 1200℃ 이상의 온도이다. 예를 들어 지난 2017년 발견된 외계 행성 중 하나인 트라피스트-1f의 경우 크기는 지구와 비슷하지만 질량은 지구의 2/3 정도밖에 되지 않아 물이 풍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 행성의 물 함량이 전체 행성 질량의 약 50%라고 가정할 경우 맨틀 내 물층과 암석층의 경계부 압력은 대기압의 약 25만 배에 달해 실험 결과에서와 같이 맨틀의 넓은 구간에 걸쳐 ‘흐린 경계부’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교수는 “흐린 경계부를 구성하는 물층 내 광물질의 함량은 지구의 바닷물에 포함된 염분의 함량 정도로 높게 예상된다”며 “순수한 물과 비교해 염분을 포함한 물은 물성에 많은 차이를 보이며 행성 내부의 열을 보존하거나 자기장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김태현 연세대 박사과정생(지구시스템과학과)은 “이렇게 천왕성 맨틀 상부에 광물질이 녹아있는 물층이 존재하고 이것이 행성 내부의 열을 보존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다른 행성과 비교해 훨씬 낮은 표면 밝기를 보이는 천왕성의 특징을 설명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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