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조짐 보이는 서울 전세시장… 하반기 전망은 안갯속
상태바
불안 조짐 보이는 서울 전세시장… 하반기 전망은 안갯속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05.17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건축 단지 이주 본격화로 전세난 우려 커져
6월 늘어나는 세 부담에 전세서 월세로 전환 늘 수도
매물 감소 예상돼 상승흐름은 유지될 가능성 제기
상승 피로감과 계약갱신 등으로 수요 많지 않아 반박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서울 전세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조짐을 보인다. 최근 들어 물건은 줄고 가격은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이런 현상을 바라로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일시적’과 ‘상승 추세’로 크게 엇갈렸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6% 올랐다. 전주(0.05%)와 비교해 오름세가 소폭 커졌다. 지역별로는 △관악(0.17%) △서대문(0.15%) △강서(0.13%) △노원(0.13%) 순으로 올랐다.

2분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데다 ‘전세의 월세화’가 지속되고 일부 막바지 봄 이사철 수요가 이어지면서 전셋값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게 부동산 114의 설명이다.

실제 전세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이번 주 104.4로 지난주 103.3보다 1.1포인트(p) 상승하며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은 시장이라는 의미다.

전세물건도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의 집계 결과 물건은 이날 기준 2만1334건으로 한 달 전 2만3622건보다 9.7% 줄었다. 올해 초 1만7000건 수준이던 물건은 지난달 10일 2만3962건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렇다 보니 하반기 전셋값이 크게 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방배13구역. 반포주공1단지 신반포 18·21차 등 재건축 이주 수요에 3기 신도시 사전청약으로 대기 수요까지 더해졌지만, 정부에서도 민간에서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급불균형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는 많은 데 공급은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이라며 “오는 6월 이후 각종 부동산 관련 세금들이 강화되면서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기 위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 등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날 조만간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입주권을 받기 위한 세입자를 내보내고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우는 집주인들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시중의 전세물건은 앞으로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의 공급에 대해 짚었다. 서 교수는 “정부가 전세난 해결을 위해 중산층을 위한 공공전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임대주택 공급에 나섰으나 공급 물량이 충분하게 확보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공급예정물량은 3만8000가구지만 계약물량은 전체 물량의 6%에 불과하다”면서 “특히 서울은 목표치(9000가구)의 1.4%인 125가구에 그치고 있다. 이 정도 공급으로는 별다른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전셋값 불안은 일시적 현상으로 하반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전셋값 급등 피로감 누적과 계약갱신 등으로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올해 국내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이 급증하자 신규대출을 중단하는 등 점점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고 있고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출 이자 부담도 변수”라며 “전세 시장은 철저하게 실수요로 가격이 정해지는 만큼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오는 7월 시행되는 개인별 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주목했다. 한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집값의 20~30%만 내는 갭투자가 성행하면서 시세를 웃도는 고가 전세가 많이 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DSR 규제로 전셋값 상승을 부추겼던 갭투자가 어려워지면서 중장기적으로 가격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부동산시장의 여러 변수 탓에 오른다고 하더라도 많이 오르기는 힘들다”고 예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