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PGA 투어 도전 ‘My Way’ 5년 만에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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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 PGA 투어 도전 ‘My Way’ 5년 만에 결실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1.05.17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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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단체전 금메달·코리안투어 상금왕 ‘실력파’
세계 최고 선수와 겨뤄보고 싶어 PGA 도전장
퍼터 교체·17번 홀 집중 공략, 첫 우승 원동력
이경훈(오른쪽)이 7월 출산을 앞둔 아내와 우승컵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경훈(오른쪽)이 7월 출산을 앞둔 아내와 우승컵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이경훈이 세계 최고 무대 PGA 투어에 도전장을 내민 지 5년 만에 첫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이경훈은 1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래이그 랜치에서 끝난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최종합계 25언더파 263타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PGA 정규 투어 80번째 출전 대회에서 거둔 값진 첫 우승이다.

이경훈은 이 대회 우승으로 페덱스컵 랭킹이 기존 84위에서 29위로 올라섰다. 페덱스컵 랭킹 30위 이내를 유지하면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있다. 세계 랭킹도 137위에서 78계단이나 오른 59위에 자리하면서 도쿄올림픽 출전에 희망이 생겼다. 올림픽 남자골프는 6월 21일 자 세계 랭킹 기준으로 한 나라에서 상위 2명이 나갈 수 있다. 이경훈은 한국 선수 중 23위 임성재와 50위 김시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순위다.

이경훈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년과 2016년 ‘내셔널타이틀’ 한국오픈을 2연패 했다. 2015년 코리안투어 상금 순위 1위에 올랐고, 2012년과 2015년 일본 투어(JGTO)에서도 각각 1승씩 따냈다. 한국과 일본 투어에서 계속 활약했더라면 안정된 미래가 보장됐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경훈은 2016년 PGA 투어 도전을 선언했다.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겨뤄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PGA 투어 출전권 획득 조차 쉽지 않았다. 2부 투어인 콘 페리 투어에서 3년을 뛰어야 했다. 결국 2018년 콘 페리 투어 상금 순위 5위에 오르며 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정규 투어에서도 부진이 거듭됐다. 2018-2019시즌 3위도 한 번 했지만, 13번 컷 탈락을 했다. 지난 시즌에도 컷 통과 13번, 컷 탈락 12번을 기록하며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올해 들어 조금씩 분위기를 탔다. 지난 2월 피닉스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르며 개인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그리고 이날 기다렸던 첫 우승을 했다. 경기 후 이경훈은 “오늘 모든 선수에게 경기하기 힘든 조건이었지만 인내심을 갖고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려고 했다”면서 “오래 기다린 우승이라 더 기쁘고 믿기 어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퍼터 교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이경훈은 “최근 몇 달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았다”면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캘러웨이 일자형 앤서 타입 퍼터로 바꾼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라운드 당 퍼팅 수가 28.59개로 49위였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팅 수 1.60개로 출전 선수 중 6위를 기록했다.

130야드의 파3, 17번 홀 버디는 우승을 결정 짓는 한방이 됐다. 이경훈은 16번 홀 파 퍼팅을 앞두고 경기가 중단돼 2시간 30분 정도 기다렸다. 연습 스윙으로 몸을 풀며 긴장하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면서 2시간여 가까이 130야드 거리의 샷을 집중적으로 연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비록 16번 홀에서 보기를 하며 2위 그룹에 2타 차로 쫓겼으나, 17번 홀에서 티샷을 홀 1m 지점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이경훈은 “공격적으로 공략하려고 했다”면서 “피칭 웨치로 17번 홀 티샷을 했는데 잘 되면서 마무리까지 좋게 끝났다”고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남은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경훈은 “정말 계속 잘해서 투어 챔피언십까지 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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