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피한 서초·송파·노원…재건축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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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피한 서초·송파·노원…재건축 ‘풍선효과’
  • 최재원 기자
  • 승인 2021.05.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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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여의도·목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거래절벽’ 속 가격 강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한강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한강변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이 심화하는 가운데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한 인근 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집값 상승을 주도하던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매수세가 잦아들며 거래가 끊겼다. 다만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규제를 피한 송파·노원구 등의 주요 재건축 단지와 규제 지역 인근인 서초구 반포동 등은 매수세가 몰리면서 거래가 잇따르고, 신고가 거래도 속출했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매달 감소하며 거래절벽 상황이 심화하고 있다.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7527건에서 올해 1월 5776건, 2월 3863건, 3월 3763건으로 매달 줄어드는 중이다. 지난달 거래는 이날까지 2901건 신고됐는데, 신고 기간(30일)이 아직 남아있지만 전달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효 전까지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하던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등의 재건축 단지는 규제 직전까지 막판 매수세가 몰리며 거래가 늘었는데, 규제 이후 거래가 끊겼다.

매수심리 정도를 나타내는 매매수급지수도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효 후 내렸다. 한국부동산원이 측정한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가장 최근인 10일 조사 기준 103.5로 기준선(100)을 상회하며 매도 우위가 유지됐으나 전주(103.7)보다는 떨어졌다.

여의도·목동 등이 속한 서남권은 102.6으로 전주보다 1.7포인트(P) 내려갔고, 압구정 등이 속한 동남권은 106.7로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거래절벽 속에서도 규제를 피한 지역은 거래가 이뤄지고 가격도 오르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강남 지역에서는 압구정동과 인접한 서초구 반포동 및 재건축 단지가 많은 송파구, 강북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피한 노원구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렸다.

서초구 반포동과 방배동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효 이후 아파트 거래가 각각 1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신고됐다. 미신고분까지 합하면 거래 규모는 훨씬 늘어난다. 같은 기간 압구정동의 아파트 거래가 한 건도 없던 것과 대비된다.

가격도 강세다.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984㎡는 규제 발효 후인 지난달 29일 29억원(4층)에, 같은 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96㎡는 지난달 28일 26억2000만원(28층)에 각각 거래되며 모두 신고가 기록을 갱신했다.

송파구의 거래량은 규제 이후 40여건에 달한다. 4월 거래량만 놓고 보면 이날까지 165건 신고돼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달(149건)을 넘어섰다. 잠실동 ‘우성아파트’ 전용 96.65㎡의 경우 이달 4일 21억4000만원(10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는 등 최고 가격 기록을 넘어선 거래도 이어졌다.

노원구의 4월 거래량도 326건으로 이미 전달(336건)에 근접했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최다 거래량이다. 상계·중계·월계동 등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재건축 단지 중에서는 ‘상계주공9차’ 79.07㎡가 지난달 27일 9억1000만원(7층), ‘상계주공13차’ 58.01㎡가 지난 1일 6억2500만원(2층)에 각각 신고가로 매매되는 등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신축 단지인 상계동 ‘노원센트럴푸르지오’ 60㎡도 지난달 15일 7억원(23층)에서 이달 1일 8억1000만원(4층)으로 신고가 경신을 이어가며 보름 만에 1억원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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