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ESS결합상품, 미국·유럽 프로젝트 등 전방위적 행보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한화가 최근 산업은행과 5조원 규모의 친환경 에너지 분야 금융 협약을 맺은 데에는 수소에너지 투자 뿐 아니라 태양광 발전 사업의 확장도 내포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지난 12일 협약식에서 “한화그룹은 그린에너지 사업 모델 고도화와 차세대 신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리더로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망 중소·중견 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함께 멀리’의 발걸음은 국내 그린에너지 생태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 글로벌 입지를 굳힌 상태다. 하지만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번 산업은행과의 금융협약도 그렇지만 지난해 말 이사회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도 태양광 사업 확대를 주 목적으로 한다.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유상증자 금액 1조2000억원 중 1조원이 태양광 사업에 투입된다. 차세대 제품 개발 및 생산에 4000억원, 개발 역량 확대에 3000억원, 분산형 발전 기반 투자에 3000억원을 배정한 상태다.
우선 태양광 모듈 제조 분야에서 치고 올라오는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벌이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등 차세대 태양광 소재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한다. 또 태양광 모듈과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결합해 판매하는 고부가 가치 사업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유럽 등 가정용·산업용 분야에서 모두 수위를 점유하고 있는 시장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 건설, 매각하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투자도 진행한다. 발전 프로젝트는 초기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선제적 투자를 통해 우량 발전 자산을 확보하면 향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이 기대되는 사업이다. 세계 태양광 발전 시장은 2023년 174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밖에 사용자의 전력 소비 패턴 관련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잉여 전력을 통합 판매하는 분산형 발전 기반의 가상발전소(VPP)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이를 위해 최근 인수를 완료한 미국 소프트웨어(SW) 업체인 그로잉 에너지 랩스 젤리(GELI)를 통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향후에도 소프트웨어 기업을 추가로 인수, 하드웨어(태양광 모듈),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새로운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한화는 태양광·수소와 함께 친환경 신사업의 하나로 육성 중인 플라스틱 재생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폐플라스틱을 고온에서 분해한 열분해유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분자 구조를 변화시켜 나프타(납사)를 생산하는 기술(PTC)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개발과 상용화가 완료되면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을 반복 사용하는 순환경제 구축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