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어쩌나” ‘I공포’에 금리인상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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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 어쩌나” ‘I공포’에 금리인상설 솔솔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5.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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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1%p 오르면 가계 부담 이자 11조8000억원 늘어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미국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뜻하는 ‘I’ 공포가 확산되면서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리가 오를 경우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열풍이 여전한 국내 투자자들의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2%, 전월보다 0.8% 각각 상승하면서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각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등에 따른 물가상승 가능성은 점쳐지고 있었지만 이번 상승폭이 시장 예측치보다 크고 시기도 일렀기 때문에 파장을 키웠다. 이 영향으로 미국 증시는 크게 흔들렸고 국내 증시도 3거래일 연속 하락장을 맞았다.

여기에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국내 CPI도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인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대출까지 끌어다 주식 등에 투자한 ‘영끌족’과 가계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대출금리가 1%포인트(p) 상승할 때마다 가계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11조8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4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2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금리는 이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지난 7일 기준 신용대출금리(1등급·1년)는 연 2.57∼3.64% 수준으로 연 1%대 수준을 벗어났다.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연동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도 연 2.55∼3.9%로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해 7월 말보다 0.3%p 상승했다.

향후 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넘어설 경우 미 연준의 긴축이 앞당겨질 수 있고 이 경우 한국은행도 지난해 0.5%까지 내린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고민해야 한다. 그간 한은은 미국 보다 금리가 낮을 경우 금리 차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연준보다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기조를 지켜왔다.

한편,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13일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에서 “미국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가지는 특성, 한국경제의 강한 회복세, 견고한 대외신인도 등을 감안할 때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며 “일시적 요인과 기저효과에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차관은 “향후 주요 경제지표 등 발표과정에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시장 동향과 리스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필요 시 시장안정조치를 적기 시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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