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불안…기업들, 채권 발행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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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 불안…기업들, 채권 발행 서둘러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05.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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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서발전・현대비앤지스틸 등 공모 회사채 발행…시중 유동성 확보 경쟁
인플레이션 공포가 금리를 밀어올릴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 사진=연합뉴스
인플레이션 공포가 금리를 밀어올릴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인플레이션 공포에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금리가 오른 후엔 회사채 등 채권 발행 환경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 붐까지 겹쳐 자금조달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후 미 파월의 고용회복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언급 등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관측이 높다. 이에 금리 상승 전 기업들의 선제적 채권 발행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4월 회사채는 전월 대비 7조5000억원 증가한 15조800억원을 기록했다. 당월 ESG 채권발행도 전월보다 3조4000억원 증가한 11조3260억원을 기록, 시중 유동성을 끌어당기는 데 기업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채권 시장은 분주하다. 한국동서발전이 지난 4일 800억원 규모 무보증 공모사채를 발행했다. 연리이자율은 1.409%다. 발행채권 전액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한국전력기술 등에 투자비로 지급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계열 현대제철 자회사인 냉연강판 전문업체 현대비앤지스틸도 오는 25일 500억원 규모 무보증 공모사채 청약을 실시한다. 300억원은 채무상환, 2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 합작 석유화학업체 현대케미칼도 2-1회차와 2-2회차 각각 700억원과 300억원 규모 무보증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현대오일뱅크 1800억원, 롯데케미칼 1200억원씩 출자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는데 채권 발행을 통해 추가적인 자금조달에 나섰다.

롯데그룹 종합물류업체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무보증사채를 50-1, 50-2회차 각각 400억원과 300억원 규모로 나눠서 발행한다.

이밖에도 한국철도공사, 서울교통공사, 이마트,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채권 공모 일정이 겹치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비금융기업의 공모 회사채 발행규모는 36조4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조5000억원 감소했다. 신용등급 AA등급이 1조5000억원 증가한 반면 이외 등급에서 감소한 것이다.

AA등급 발행이 높은 것은 고신용등급에 대한 발행지원 프로그램이 코로나 팬데믹 초기부터 운영된 데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 충격이 컸던 2분기 AA등급의 발행규모가 1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AA등급 연중 발행규모의 38.9% 수준으로 신용도가 높은 기업들이 위기 기간 중 공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유동성을 적극 확보했다.

A등급 이하 신용등급의 경우 코로나 때문에 신용경계감이 확대돼 투자수요가 위축됐다. A등급과 BBB등급의 2020년 발행규모는 전년 대비 각각 3조4000억원, 1조3000억원 감소했다. 이들 기업은 차선으로 사모 회사채 및 장기 기업어음(CP)를 주로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운영자금에 필요한 채권 상환 등 정기적인 채권 발행이 이뤄져야 할 시점에 지난해에 이어 다시 고신용등급 업체들의 채권 발행이 몰리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저신용등급 회사들이 더 난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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