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복잡해” 실손 가입자 절반 청구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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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복잡해” 실손 가입자 절반 청구 포기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5.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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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연 설문 응답자 78.6% “전산 청구 시스템 필요”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가입자 2명 중 1명은 번거로운 절차 때문에 보험금 청구를 포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연맹 녹색소비자연대 소비자와함께 등 소비자단체들은 실손보험 가입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7.2%는 최근 2년 내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데도 청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설문조사는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3∼26일에 만 20세 이상 실손보험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미청구 진료의 95.2%는 30만원 이하 소액 진료였다. 청구 포기 사유(복수응답)는 △진료금액이 적어서(51.3%) △보험사 제출용 서류 발급을 위해 다시 병원을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46.6%) △증빙서류를 보내는 것이 귀찮아서(23.5%) 등 순으로 나타났다.

녹색소비자연대는 “고액이 아닌 진료비는 시간이 부족하고 번거로워서 청구를 포기하는 가입자가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병원에서 종이서류를 발급한 후 보험설계사, 팩스, 방문, 우편으로 청구하거나 사진을 찍어 전송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같은 실손보험 청구가 편리하다는 응답은 36.3%에 그쳤고, 78.6%는 전산시스템으로 청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 동의를 전제로 진료 병원이 보험사로 증빙서류를 전송하는 청구방식’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5.8%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또한 전산시스템 운영자는 개인정보보호를 고려해 ‘공공기관’을 선호한다는 답이 76.2%로 ‘보험업 관련 기관(15.8%)’이나 ‘민간 핀테크 업체(8.0%)’를 크게 웃돌았다.

이들 소비자단체는 “국회가 더는 이익단체의 이해관계에 좌우되지 말고 하루빨리 소비자의 권리보장과 편익 제고를 위해 조속히 관련 법안을 처리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손해보험 실손보험 청구량 총 7944만4000건 가운데 데이터 전송에 의한 전산 청구는 9만1000건으로 0.1% 수준에 그쳤다.

영수증 등 증빙서류 사진을 찍어 보험사나 핀테크업체의 보험 앱 또는 웹사이트로 전송한 청구 형태가 34.2%, 팩스 청구와 보험설계사를 통한 청구가 각각 27.5%와 17.3%를 차지했고 방문 청구도 10.9%에 달했다. 사실상 완전한 아날로그 방식이 59.6%에 해당하고 종이서류를 사진으로 촬영하는 부분적 디지털 방식이 40.2%인 상황이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근거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 총 5건이 계류 중이다. 모두 보험계약자가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 전송을 요청하면 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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