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보다 더 준다” 상호금융 특판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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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보다 더 준다” 상호금융 특판전쟁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1.05.10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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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최대 연 2.3% ‘비대면 정기예금’ 출시
최고금리 인하 여파 ‘금리 내리는’ 저축銀과 대조적
“조합원 중심 대출 구조…이자 인하 타격 적어”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저축은행이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역마진 우려로 인해 잇따라 수신금리를 내리는 가운데, 상호금융조합이 예금 이자를 인상하며 수신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일부 상호금융조합에선 보기 드물게 2%대 특판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호금융조합의 가중평균 예금금리는 지난해 말 1.07%에서 1월 1.12%, 2월 1.14%로 조금씩 오르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연말 1.62%였던 수신금리가 2월 기준 1.68%로 인상됐다. 금리가 오르면서 자연히 여신 취급 규모도 늘었다. 지난 2월 기준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 여신 취급액은 각각 145조6631억원, 80조320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두 상호금융조합 여신 취급액 역대 최대치다.

상호금융권의 특판 열기도 뜨겁다. 서울 종로 새마을금고는 이달 초 최대 연 2.3% 금리를 제공하는 ‘비대면 정기예금’ 특판 상품을 내놨다. 서울 회현동 새마을금고 역시 선착순 300명을 대상으로 최대 연 3.5% 금리를 주는 1년 만기 정기예금 특판 상품을 내놨다. 두 상품 모두 4월 저축은행 업계 12개월 예금 평균 금리인 1.7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저축은행업계가 잇따라 수신금리를 내리는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저축은행중앙회가 공시한 저축은행 1년 만기 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 7일 기준 1.61%로 지난해 연말 1.9%보다 0.3%P(포인트) 가까이 내렸다. 저축은행 6개월 만기 예금 중에선 시중은행과 별반 다를 바 없는 0%대 금리도 있다. BNK저축은행의 6개월 만기 예금상품 복리는 지난 7일 이후 1.1%에서 0.9%로 낮아졌다.

저축은행업계 수신금리가 낮아지는 배경은 오는 7월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무관치 않다. 올해 7월부터는 최고금리가 기존 24%에서 20%로 크게 낮아진다. 저축은행은 수신을 유치해 대출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역마진에 따른 수익성에 타격을 받는다. 여기에 주식투자 열풍으로 인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도 예금이자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저축은행 총 수신규모는 83조2645억원까지 불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예금 수요가 대출 수요이상으로 몰리자 저축은행은 역마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대출금리를 낮추는 과정에서 이자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자, 수신금리를 낮춰 수익성 보전에 나서기로 한 셈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금 운용환경이 엄격하게 제한된 상황에서 예금이 몰려도 대출이 그만큼 늘지 않으면 추가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앞으로 저축은행에서 높은 금리를 기대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중금리대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저축은행의 ‘핵심 사업’인 중금리 대출 금리 상한선을 기존 19.5%에서 16.0%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업계는 연 20% 초과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지 못하는 데다 중금리 대출 금리까지 내려야 해 대출수익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조합원 중심의 담보대출을 주력으로 하는 상호금융은 저축은행보다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이 더 낮아 금리가 낮아져도 타격이 적다”면서 “다만 작년 대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자금을 조성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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