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부동산 규제 완화…종부세·양도세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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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부동산 규제 완화…종부세·양도세 바뀔까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1.05.0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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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양도세 완화' 다시 검토…'김진표 특위'로 부동산 민심 수습
조세저항 우려에 종부세는 9억 기준선 상향 함께 논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현황 관계부처 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현황 관계부처 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정부·여당이 4·7 재·보궐 선거 이후 기존 부동산 정책을 재검토하면서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와 재산세 감면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여당 지도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에 적극적인 인사들을 포진시키면서 정치권에서는 이에 따라 세제와 대출 규제 등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합부동산세는 현재로선 고령이거나 장기보유한 1주택자에 대해 공제를 확대하고 과세이연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부상한 가운데 1주택에 대한 과세 기준선인 9억원을 상향조정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공시가는 기존 현실화 계획을 유지하되 공시가에서 촉발된 세금이나 건강보험료 등 준조세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의 접근법이 제시되고 있다.

9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정부·여당의 인선 절차가 진행되면서 부동산 정책 수정·보완의 골격이 서서히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내주를 기점으로 여당 내 부동산특별위원회가 가동되면 논의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는 부분은 대출 규제 완화다.

부동산 정책에 있어 세제와 대출 규제 등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는 송영길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9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력히 주장해 온 데다 정부 역시 무주택이나 서민, 청년, 실수요자 등에 대해선 지원 가능성을 예고해서다.

정부는 무주택자가 집을 사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6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주택자에 LTV·DTI를 각각 10%포인트씩 올려주고 있었는데 여기에 10%포인트 더 올려주는 방식이다.

이때 적용되는 주택가격 기준을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부부합산 연 소득 요건을 8000만원 이하에서 1억원 이하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산세 감면 범위 확대 사안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가는 상태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감면 확대 범위를 기존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올리는 방안이 유력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여야 간에 큰 이견이 없고 여론도 감면 확대에 동의하는 쪽으로 기운 상태다. 공시가 6억~9억원 구간에 있는 공동주택만 59만2000호에 달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이견이 없는 이유로 꼽힌다.

재산세는 과세기준일이 6월 1일이고 주택분의 경우 납기가 7월·9월로 임박한 만큼 5월 국회에서 결론을 낼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올해분 재산세가 부과되기 전까지는 답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종부세는 관련 논의는 현재로선 공제를 확대하고 과세 이연제도를 도입하는 등 미시적인 개편에 무게가 다소 기울어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종부세 기준선 조정(1가구 1주택 9억원)에 “신중해야 한다”고 한 반면 노년 공제와 보유공제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도 1주택을 보유한 고령·은퇴 계층을 위한 부담 경감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송 대표는 보유기간 공제에 3~5년 구간을 추가로 두는 방안, 종부세액을 주택을 양도하거나 상속·증여때까지 과세를 이연하는 방안을 함께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송 대표는 지난 7일 정책위원회 의장에 박완주 의원을 임명했고, 부동산정책 특위 위원장에 5선인 김진표 의원을 내정했다. 김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정책통’이다. 부동산특위를 맡게 된 만큼 김 의원이 가진 경제관이 주목되는데, 그는 평소 국제기준에 비춰 보면 우리나라의 보유세는 낮고 거래세는 높다고 밝혀왔다.

공개적으로는 최근 공급 확대를 위한 양도소득세 한시적 인하를 건의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의원총회에서 “다주택자들이 정부 정책에 따라 집을 팔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을 살펴보고, 유예할 수 있는 것들은 유예해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려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풀어놔야 하는데 양도세가 과중하다며 집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박완주 의원의 경우도 “부동산 문제에 대해 민심을 경청하겠다”며 “부동산 특위 활동을 기반으로 국민들이 동의하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부동산 정책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원내대표 경선 당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공시가격 현실화와 현재 9억원인 종부세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생애 첫 주택 마련 등에 대해서는 LTV와 총부채상황비율(DTI)의 핀셋 완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주택가격 급등으로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 대상 인원이 100만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불어나는 등 과세 대상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어 결국 기준선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상당하다. 종부세 관련 논의는 5월 중 결론을 도출할 가능성도 있으나 논란이 거세질 경우 고지서 발송전인 11월까지도 미뤄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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