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해운업 부활, 조선사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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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해운업 부활, 조선사도 웃는다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1.05.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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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산업부 기자
박주선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오랜 침체기를 겪던 해운업계가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경기 회복세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증가로 해상 운임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진입해있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7일 기준 3095.16을 기록했다.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3000선을 넘은 것이다. 금요일마다 새 지수를 발표하는 SCFI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올해 초 작년 대비 3배 가까이 올랐다.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 2500~2600선을 맴도는 조정세를 보이다 수에즈 운하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말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특히 미주 동안 운임은 전주 대비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617달러 뛰어오르며 7036달러를 기록했다. 미주 동안 운임이 7000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항로 운임은 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4678달러로, 전주 대비 48달러 올랐다.

업계에서는 2분기가 1분기보다 물동량이 증가해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까지 나온다. 덕분에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은 올해 깜짝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HMM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9342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9808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해운업 부활에 조선사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조선업 선행지표인 해운업이 살아나자 2008년 이후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024만CGT로 전년 대비 4.3배 증가했다. 이 중 한국의 선박 수주량은 지난해 대비 10배 증가한 532만CGT로 1위를 차지했다.

비록 올 1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선박 수주량 증가로 예상보다 빠른 업황 회복이 이뤄지고 있는 덕분이다. 

다만, 모처럼 찾아온 호황에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해운업의 경우 현재 운임 상승세로 최대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운임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해운사들의 수익성도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이를 대비해 HMM은 영업력 강화와 비용절감에 힘써야 한다. 

조선업계 역시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과거 호황기와 비교하면 선박값이 여전히 낮은데다 최근엔 철강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보니 후판(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 가격 부담도 가중되고 있어서다. 특히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스마트‧친환경 선박 개발이 필수다. 

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려는 지금이 어쩌면 ‘한물갔다’ 평가 받던 해운‧조선업의 진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두 산업이 한국 경제의 반등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부활의 뱃고동을 울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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