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추척수증, 단순한 목디스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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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추척수증, 단순한 목디스크가 아니다
  • 전형준 광명21세기병원 신경외과 원장
  • 승인 2021.05.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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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광명21세기병원 신경외과 원장
전형준 광명21세기병원 신경외과 원장

현대인의 고질병이 되어가고 있는 척추질환은 단순 염좌에서부터 이제는 흔한 질병이 되어버린 디스크 질환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꾸준히 발생되고 있다. 퇴행성 질환으로 여겨지던 예전과 달리 불균형한 생활습관과 바르지 못한 자세는 다양한 척추질환에 원인이 되고 있으며 이는 목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거북목증후군, 목디스크, 협착증 외에도 주목해야할 경추 질환이 있다. 조금은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경추척수증은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수술적 치료로도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고 심각한 마비 증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질환으로 한번쯤 관심을 갖고 인지하고 있어야할 중요한 경추질환 중 하나이다. 

경추는 7개의 뼈와 디스크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심에는 뇌로부터 이어지는 중추 신경인 척수와 양 옆으로 뻗어 나오는 말초신경들이 지나가고 있다. 경추척수증은 중심에 있는 척수가 눌려 손상되는 병으로 원인이 되는 몇 가지 질환들이 있는데 그 중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라 불리는 목디스크도 포함되어 있다. 
대부분의 목디스크는 탈출된 디스크가 척추 뼈 사이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신경근을 눌러 발생하는 신경근증으로 이런 경우 목의 통증이나 손 저림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목의 디스크가 양 옆이 아닌 가운데로 흘러나와 척수를 누르는 중심성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 발생하면 경추척수증이 되는 것이다. 이때에는 운동신경이상이나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경추질환으로 디스크 질환이 많이 알려져 있다 보니 손의 감각저하가 발생하면 자연스레 목디스크가 아닐까 생각하기 쉽지만 두 질환은 엄격히 다른 질환으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경추척수증은 초기부터 마비증상이 나타나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상지에서는 정교한 작업이 어려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평소 어렵지 않게 했던 젓가락질, 단추를 채우는 동작 등에 불편함이 생기고 손을 완전히 쥐었다 펴는 동작을 연속으로 빠르게 시행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또 하지쪽의 증상으로는 걸음걸이 이상을 보이는데 몸의 균형 감각에 문제가 생겨 비틀비틀 걷게 되고 발끝을 붙이면서 한 줄로 바르게 걷는 것이 힘들어진다. 이때에는 신경근을 누르는 목디스크가 아닌 경추 척수 신경 손상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이 밖에도 경추신경근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경추 질환으로 퇴행성 변화가 심한 경추증에 의한 경추증성척추증, 후종인대가 뼈로 변하고 그 뼈가 자라 신경과 척수를 누르는 후종인대골화증, 황색인대가 골화되어 두꺼워지며 척수를 압박하는 황색인대 골화증, 1번 경추와 2번 경추간 불안정증이 있다. 

척수는 한번 손상이 되면 마비가 나타나고 회복이 쉽지 않다. 신경근을 누르는 목디스크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운동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로도 쉽게 증상호전이 가능한 반면 경추척수증은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를 보기 매우 어려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하지만 수술적 치료 역시 초기에 발견하여 시행되어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병을 방치하거나 목디스크로 진단하여 비수술적 치료를 할 경우 증상은 계속 악화되어 손에 힘이 빠지고 보행장애, 심한 경우 마비, 대소변 장애까지 동반될 수 있으며 이때에는 수술적 치료에도 기능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추척수증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경추척수증의 대표적인 증상이 손동작의 부자연스러움, 걸음걸이의 변화이다 보니 간혹 뇌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모든 병이 그러하듯 단순히 몇 가지 증상만을 가지고 확진하기 매우 어려우며 개인적인 소견으로 병을 방치할 경우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어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경추척수증 또한 마찬가지로 오래 두고 있을수록 신경 기능의 회복이 어려워지는 만큼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질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한 지금 이 순간부터 병의 예방과 치료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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