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최고위원들, 첫날부터 "문자폭탄 권장·종부세 완화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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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최고위원들, 첫날부터 "문자폭탄 권장·종부세 완화 잘못"
  • 조민교 기자
  • 승인 2021.05.0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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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대표는 "민심 받들겠다" 쇄신 강조
친문 최고위원은 대놓고 "근거 없다" 반박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당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당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체제가 첫날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당 대표는 "민심을 잘 수용해 민주당이 변화하고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친문 최고위원들은 민심이 아닌 당심을 향한 구애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송 대표는 3일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4.7 보궐선거를 통해 매서운 회초리를 내린 민심을 잘 수용해 민주당이 변화하고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 또 "당내 민주주의를 더 강화시키고 소통을 더 확대해서 민심을 받드는 민주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바로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유능한 개혁을 하려면 일단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객관적으로 민심에 위배되지 않도록 다양한 정보를 균형 있게 수렴, 시장이나 각 상황에서 수용될 수 있어야 한다"며 "민심이 받아들일 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되려면 당내 민주주의가 강화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다만 송 대표는 민감한 사안인 문자폭탄이나 부동산 정책 변화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선의로 해석하고 서로 상처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거나 "민심이 당 내부 토의구조에서 반영이 안 되고 몇 가지 논리로 주도해서 갔다. 틈이 조금 벌어진 게 자기교정이 되지 않고 계속 가다가 4·7 보궐선거를 통해 확인됐다"는 말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와 달리 친문 최고위원들의 발언에서는 변화 조짐을 느낄 수 없었다. 전날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중 득표율 1위를 기록한 김용민 최고위원은 "국민과 당원들이 저를 최고위원으로 일하게 해주셨고 그 뜻이 민주당에 개혁이 더 필요하다는 명령이라 생각한다"며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이분법적 논리는 선거 결과를 통해 '근거 없음'이 확인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라디오에 나와서는 강성 당원들의 문자폭탄을 적극 권장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득표율 2위를 기록한 강병원 최고위원은 재보선 참패 이후 당내에서 제기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론에 명확히 선을 긋고 나섰다. 그는 "4.7 재보선 이후 마치 종부세가 패배 원인인 양 (과세) 기준액을 대폭 상향하자는 등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잘못된 처방"이라며 "시장에 그릇된 신호를 보내 부동산 가격 폭등을 재발(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최고위원도 당대표도 각자 선거 때 했던 생각대로 말하면 언론에서 엇박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며 "좀 더 정리된 메시지가 나가야 해서 5.18 묘역과 봉하마을 참배를 6일로 미루고 내일 부동산과 백신 정책 리뷰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책 리뷰를 통해 메시지를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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